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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민혁이의 불 꺼진 단칸방”…아버지와 부자 울음→포기가 꿈이 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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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민혁이의 불 꺼진 단칸방”…아버지와 부자 울음→포기가 꿈이 된 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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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온기와 꿈의 무게가 뒤섞인 체육관 한가운데, 민혁이의 손끝에 묻은 땀방울이 은은하게 빛났다. 레슬러 민혁이와 그의 아버지 행운 씨의 하루는 세상의 시련이 눅진하게 내려앉은 단칸방에서 시작되고, 서로의 어깨를 기대며 견뎌내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누군가에겐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 민혁이 가족에게는 간절한 바람이 돼 내일을 버텨내는 희망의 동아줄로 남았다.

 

함평의 고등학교 체육관. 6년 청춘을 레슬링부에서 단련하며 민혁이는 자신의 존재를 꾸준히 증명해왔다. 매일 새겨지는 기합소리와 손에서 흐르는 굵은 땀줄기, 언제나 마음 한쪽에 들끓는 각오가 그를 한 번도 주저앉게 하지 않았다. 어지럼증에 한 해를 시달리며 방황하는 순간에도, 민혁이는 ‘포기’라는 단어만큼은 단호하게 멀리했다. 반드시 운동으로 성공해서 아버지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는 간절한 다짐은 매트 위에서 계속 이어진다.

“매트 위의 땀방울”…‘동행’ 민혁이와 아버지, 삶의 역경→포기 없는 부자의 동행 / KBS
“매트 위의 땀방울”…‘동행’ 민혁이와 아버지, 삶의 역경→포기 없는 부자의 동행 / KBS

부자가 함께 나누는 집안은 작은 냄비 하나로 라면을 나누고, 치아가 모두 빠진 아버지는 우유 한 잔으로 하루를 견딘다. 전기마저 잦은 장애를 앓는 단칸방 안에서 조그만 불빛 아래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걱정하며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운동을 마친 민혁이가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이유, 아픈 몸을 이끌고 행운 씨가 뛰는 이유 역시 오직 서로이기 때문이다. 생활의 벼랑 끝, 집주인의 방 빼달라는 통보까지 더해지지만 부자는 여전히 미래를 놓지 않고 안간힘을 쓴다.

 

민혁이는 아버지의 끼니를 챙기며 그 어느 때보다 성공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아버지는 어떤 아픔도 자식 곁에 있다면 견딜 수 있다며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의 땀방울은 단순한 시련의 흔적을 넘어, 가족이라는 이름의 신뢰와 사랑을 증명한다. 빛보다 희미한 단칸방에서 맞잡은 손끝에서 오늘 하루가 또다시 시작된다.

 

누군가의 꿈과 책임, 희망은 포기에서 만들어진다. KBS1 ‘동행’은 민혁이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아, 단단한 가족애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짜 용기를 보여줬다. 두 부자가 서로를 응원하는 이 서사는 오는 5월 30일 금요일 KBS1 ‘동행’을 통해 다시금 이어진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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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민혁이#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