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앤팀 운명적 충돌”…다크문 세계관 밤→서울이 숨 멎었다
서울의 심장이 요동치던 날, 엔하이픈과 앤팀이 각기 다른 어둠의 얼굴로 도시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여의도의 비밀스러운 지하 벙커에서는 엔하이픈의 판타지가 현실을 뒤덮었고, 잠실의 거대한 무대 위엔 앤팀의 야성적 외침이 들불처럼 번졌다. 두 그룹의 뜨거운 에너지는 환희와 긴장, 그리고 낯선 설렘을 가득 남긴 채 서울 곳곳을 파고들었다.
엔하이픈은 1970년대 정부 VIP 대피소였던 공간을 팝업 스토어 ‘메종 엔하이픈’으로 탈바꿈시키며 뱀파이어 세계관의 마법을 입혔다. 관객들은 스탬프를 받으며 그림자 진 집에 입장해 주인공의 욕망을 따라 걸었고, 제이가 프로듀싱한 ‘헬리움’의 몽환적 사운드에 젖으며 팬과 아티스트 모두가 숨겨둔 감정까지 공유했다.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을 통해 빌리 아일리시, 테일러 스위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엔하이픈은 지난 정규 2집으로 빌보드 200 2위를 기록한 저력을 밝혔다. 이들은 “빌보드 200 1위”라는 꿈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이며, 미니 6집 ‘디자이어 : 언리시’로 더욱 깊어진 갈망을 드러냈다. 팝업은 14일까지 서울에서 이어지며,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동시간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앤팀이 ‘어웨이큰 더 블러드라인’ 콘서트로 밤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더욱 확장된 무대와 늑대를 상징하는 무대장치 속, 멤버 케이, 니콜라스, 의주, 타키는 늑대인간의 본능과 소년의 상처를 거침없이 펼쳤다. ‘울프’ 무대에서는 조의 절규와 야생의 에너지가 폭발하며, 성장의 아픔을 그대로 껴안은 열정이 팬들의 심장에 격렬히 새겨졌다. 마키와 케이는 유창한 한국어와 진심어린 메시지로 “더 자주 한국에 오고 싶다”는 다짐까지 전했다.
엔하이픈이 판타지적 욕망과 비현실적 동경으로 관객을 이끌었다면, 앤팀은 진솔한 에너지와 청춘의 성장통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묵직한 지하 공간과 웅장한 체육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교차한 이 신화적 하루는 서울을 위한 단 한번의 우주였고, 강렬한 열정과 진심이 남긴 잔상은 관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 예정이다.
엔하이픈의 ‘메종 엔하이픈’ 팝업은 여의도에서 14일까지 진행되며, 앤팀의 단독 콘서트는 8일 잠실에서 총 3회 국내 팬들과 운명처럼 만난다. 무대 위에 쏟아진 두 팀의 고백과 약속은 이 계절, 다시 돌아와 반복해 음미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