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거래회전율 5.24%”…거래 급감에 국내 증시 연중 최저
8월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회전율이 5.24%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투자심리 위축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상장사 실적 부진과 계절적 관망세가 맞물리며 수급이 빠르게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주요 경제 이벤트와 추가 실적 발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5.24%로 집계됐다. 월별 회전율이 대부분 13∼15%대를 유지했던 전월과는 대비되는 수치로, 지난 2월 16.96% 이후 줄곧 하락해 8월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회전율은 4.14%로 연중 최저치였고, 코스닥도 12.16%로 올해 가장 낮았다.

거래대금 감소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들어 15조9,420억 원을 기록, 6월 22조3,610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며 매수세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코스피는 8월 초 장중 3,200선 아래로 밀렸다가 제한적 반등을 보였고, 코스닥 역시 800선 근방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투자심리 위축엔 2분기 상장사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증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상장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대비 각각 2.4%, 4.4%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하락 폭은 각각 2.4%, 2.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25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보다 1조8,000억 원 감소해 204조 원으로 내려갔다”며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쇼크 이후 국내 기업 이익전망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당분간 주가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거래량 계절적 감소도 주요 요인이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8월에는 한국 증시 월평균 누적 거래량이 전월 대비 약 21.0%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투자자 관망세가 더욱 두드러져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이달 말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주요 경제 이벤트와 3분기 상장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제지표 흐름과 대형주 실적 발표 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