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9계단 역주행의 서사”…벤 그리핀, PGA 재도약→세계 15위의 반전
스포츠

“9계단 역주행의 서사”…벤 그리핀, PGA 재도약→세계 15위의 반전

권혁준 기자
입력

부드러운 미소 뒤에 감춰진 진한 집념이 푸른 필드 위를 가득 채웠다. 벤 그리핀은 세계 무대를 향한 집념으로 도약의 순간을 이루었고, 오랫동안 꿈꿔온 상위권 진입의 경계를 스스로 허물었다. 누군가에겐 단순한 결과였을지 모르지만, 그의 무릎을 친 골프채 끝에는 두 번의 기적이 담겨 있었다.

 

벤 그리핀은 2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 머피드 빌리지에서 펼쳐진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에 이어 영광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3일 새롭게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24위보다 9계단 뛰어오르며 15위에 오른 기염을 토했다.

“9계단 상승”…벤 그리핀, PGA 눈부신 역전→세계랭킹 15위 등극 / 연합뉴스
“9계단 상승”…벤 그리핀, PGA 눈부신 역전→세계랭킹 15위 등극 / 연합뉴스

단 7일 전 열린 챨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그리핀은 셰플러를 꺾으며 자신의 첫 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 시즌 초 65위에 머물던 그의 세계랭킹이 단숨에 50계단 넘게 치솟은 것 역시 인상적이다. 연이은 우승과 준우승, 거기에 더해 누구보다 뜨거운 응원과 환호를 받은 그의 역주행이 그 의미를 더한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한때 골프를 포기했던 지난 시절이 자리한다. 벤 그리핀은 프로 골프계를 등지고 부동산 대출상담사로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주변의 힘과 믿음에 기대 다시 도전장 던진 그는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PGA투어로 복귀했고, 골프계는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경기 후 벤 그리핀은 “겸손하게 노력해온 시간들이 결국 성과로 돌아와 기쁘다. 가족과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랭킹에서 스코티 셰플러는 1위 자리를 지켰고, 로리 매킬로이와 잰더 쇼플리 역시 변함 없이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가 22위, 안병훈과 김주형, 김시우 역시 각각 47위, 49위, 58위에 이름을 올렸다.

 

승리 뒤에는 언제나 버틴 시간들의 의미가 빛난다. 다시 홀을 향해 조용히 무게를 다지는 그리핀의 어깨 위에서, 많은 골퍼와 팬들은 또 다른 가능성의 서사를 떠올리게 된다. 이 도전의 흐름은 US오픈 등 남은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벤 그리핀의 골프 인생 2막은 6월의 깊은 녹음처럼, 팬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번질 전망이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벤그리핀#스코티셰플러#pga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