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옷 입고 심전도 측정”…카이스트, 온디바이스 기술로 심장 관리 혁신
실시간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와 심박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 측정 기술의 혁신이 가정용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철 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침대형 심장 모니터링 온디바이스 시스템’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신체 신호를 정확하게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이다. 웨어러블 증강, 맞춤형 심장 관리, 심혈관질환 조기예방 등 미래 헬스케어 생태계의 분기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성과는 유연 센서 기판에 전자회로와 전극을 통합 설계해 착용자의 동작에도 신호 정확도를 유지한 점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신호-잡음 분리(resistive noise filtering), 심장 박동 신호(R-피크) 검출, 심박변이 분석 등의 연산을 온디바이스(디바이스 내부에서 실시간 처리) 방식으로 구현했다. 능동 차폐(active shielding)로 외부 잡음을 차단하고, 인체 미세 전류 신호도 오른다리 구동(Driven-Right-Leg) 회로로 안정적으로 측정해 기존 비접촉 방식 대비 신뢰도를 높였다. 웨이블릿 변환(Wavelet Transform)을 활용해 꼭 필요한 생체신호만 추출, 피크 검출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변화를 놓치지 않는 점이 차별적이다.

해당 시스템은 장기간 병원에 머무르지 못하거나 고령, 만성질환으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실제 사용자에게 큰 실효성을 제공한다. 기존 습식 전극 기반 심전도 측정이 ‘병원 진입장벽’, ‘환자 불편’ 문제가 있었다면 이번 기술은 의료 환경 외 일상적 관찰·조기 예측 등 데이터 기반 맞춤의료로 확장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애플, 위딩스 등 주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유사 기술 상용화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나, 고정밀 실시간 신호 획득과 잡음 제어 부문에서는 차별화가 요구된다. 미국, 유럽 등도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원격 진단·모니터링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호의 정확성·개인정보 보호 등 관련 규제 이슈도 부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 복지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웨어러블 생체신호 데이터의 임상·보험 적용, 의료기기 인증 기준 정립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 사물인터넷(IoMT) 장치의 표준화 논의도 이어져 상용화 전 한계로 꼽힌다.
김철 교수는 “잡음 조건에서도 신호를 실시간으로 추출해 안전성과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며 “수면·스트레스·호흡 등 복합 생체신호 측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시스템이 실제 시장에서 일상적 건강 모니터링의 전환점을 만들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