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권인하·부활 추억의 무대”…명곡 속 깊어진 감성→기다림 높아진다
가을의 초입, 깊어진 바람을 타고 ‘열린음악회’가 권인하, 김상민, 부활 등 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관객의 기억을 다시금 어루만졌다. 서정과 열정이 어우러지는 이번 무대는 KBS홀을 따뜻한 추억의 음악으로 물들이며 이른 저녁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무대의 포문을 연 곡은 ‘비 오는 날의 수채화’였다. 권인하만의 빈티지한 목소리와 김상민, izi(오진성)의 감성이 어우러지며, 빗방울에 젖은 오후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냈다. 세 사람의 하모니는 흐릿한 기억 속 한 장면을 되살리며 관객들의 마음을 천천히 파고들었다. 이어 ‘동숭로에서’와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가 권인하의 짙은 감성으로 스며들었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진심이 숨 쉬는 순간들이었다.

김상민은 ‘You’와 ‘가질 수 없는 너’를 통해 젊은 날의 떨림과 미련, 그리고 아련함이 뒤섞인 청춘의 파동을 건넸다. izi(오진성)는 ‘응급실’과 ‘내 사랑 내 곁에’로 2000년대 음악의 향수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참을 머물던 멜로디가 부드럽게 흘러가며, 무대와 객석은 어느새 하나가 됐다.
무대를 한껏 달군 주인공은 서문탁의 폭발적인 가창력이었다. ‘사슬’과 ‘난 나보다 널’에서 거침없는 힘과 자유로운 무대 매너가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도 부활이 내딛은 발걸음은 시간의 흐름을 무색하게 했다. ‘천년의 사랑’, ‘Lonely Night’, ‘Never Ending Story’가 차례로 울려 퍼질 때마다 관객은 음악 안에서 과거의 자신을 만난 듯 진한 감상에 젖었다.
모든 노래에는 지나온 계절과 세월의 풍경이 얹혔다. 무대 위 아티스트들은 삶의 이야기로 객석을 채웠고, 여운이 잔잔하게 퍼져 새 계절의 문턱에서 긴 감상을 선사했다.
권인하, 김상민, 부활 등이 총출동하는 이번 무대는 오는 9월 21일 일요일 저녁 KBS1 ‘열린음악회’를 통해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명곡의 힘과 아티스트들의 진한 울림이 가을밤을 감미로운 음악 여행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