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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날, 도심 속 자연 산책”…광명에서 만나는 느릿한 휴식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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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날, 도심 속 자연 산책”…광명에서 만나는 느릿한 휴식과 문화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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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식을 계획하는 이들 사이에서 낮은 구름과 묵직한 습기가 풍기는 광명 여행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때 산업의 현장이었던 공간에서 이제는 자연과 예술, 과학이 어우러진 여유로운 산책이 일상의 특별함이 된다.

 

경기도 광명시는 도심과 자연이 나란히 자리한 특유의 경관에 문화와 체험이 더해져 방문객을 유혹한다. 8월 20일 광명 날씨는 구름이 많고 아침 기온은 벌써 30도를 넘겼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60%의 강수확률이 더위와 습도를 함께 가져왔다. 그래도 눅눅한 대기도 색다른 일정엔 방해가 되지 않는다며, SNS에는 광명동굴에서 미디어아트와 전시를 즐기는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명동굴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명동굴

광명동굴은 거친 노동의 상흔을 품은 폐광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로 태어난 곳이다. 동굴의 서늘한 공기와 어우러진 빛·소리의 쇼, 동굴 아쿠아월드와 황금길 테마 등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아이와 함께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산책로가 걷기 편해 역사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체험을 표현했다. 폐광 현장의 의미를 느끼며 차분하게 머물러 보는 시간이 주는 감정이 색다르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많다.

 

이런 변화는 문화공간 통계에서도 보인다. 광명동굴 방문객 중 가족과 연인이 절반을 넘고, 계절과 관계없이 도심 속 ‘짧은 여행’을 경험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간의 서사와 체험성, 입체적 동선을 갖춘 곳이야말로 요즘 여행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빛과 과학이 어우러진 광명에디슨뮤지엄도 인기다. 토마스 에디슨의 발명과 원리를 직접 체험하는 전시와 프로그램을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하는 후기들이 잇따른다. 최근 자연친화 산책로로 소문난 도덕산 출렁다리는 고요한 풍경과 시원한 바람을 원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쉼터다. “도심 바깥보다도 오히려 조용해서, 생각을 정리하기 좋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광명은 의외로 도심과 자연, 예술과 과학이 다 있다”는 이야기들이 퍼진다.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이 쏟아진다. 과거의 흔적을 걷는 일, 새로운 지식을 만나는 체험,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기대는 하루. 그 모든 장면이 무심코 스쳐가던 평범한 시간을 사소하게 바꾼다.

 

결국 여행의 의미는 먼 어딘가가 아닌, 익숙한 곳에서 마주한 작은 순간의 변화에 있는지 모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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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광명에디슨뮤지엄#도덕산출렁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