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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이저 트로피 품었다”…스타르크, 우승의 환희→최혜진 투지로 톱4
스포츠

“첫 메이저 트로피 품었다”…스타르크, 우승의 환희→최혜진 투지로 톱4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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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마지막 순간, 에린 힐스의 푸른 페어웨이에는 고요 속에 울려 퍼진 환호가 가득했다. 마야 스타르크는 쏟아지는 시선과 긴장 어린 숨결을 온전히 감싸며, 라운드 내내 흔들림 없이 자신의 한계를 밀어붙였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의 끈을 놓지 않은 끝에, 스웨덴 골퍼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라는 꿈을 현실로 바꿨다. 동시에 한국의 최혜진도 뒤집기의 묘미를 선보이며, 마침내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일 미국 위스콘신 에린 힐스 골프코스에서는 제80회 US여자오픈이 뜻깊은 막을 내렸다. 4라운드 동안 쉴 새 없이 이어진 접전 속에서, 전날 단독 선두였던 스타르크는 흐름을 주도하며 한 순간도 우위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버디와 보기, 균형을 맞추는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피말리는 경쟁을 이어간 끝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24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억1천만원에 달하는 금자탑도 함께 세웠다.

“첫 메이저 우승”…스타르크, US여자오픈 정상→최혜진 공동 4위 / 연합뉴스
“첫 메이저 우승”…스타르크, US여자오픈 정상→최혜진 공동 4위 / 연합뉴스

특히 11번 홀에서 과감하게 찔러 넣은 4.3m 버디 퍼트는 스타르크에게 결정적인 흐름을 선사했다. 이어진 14번 홀까지 집중력을 지키며 3타 차 리드를 유지했고, 막판 18번 홀에서 1타를 잃었음에도 끝내 동요하지 않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결과는 스웨덴 선수로는 2021년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이후 4년 만의 메이저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했다.

 

메이저 무대에서의 첫 우승이 곧 미국 무대 첫 승과 이어진다는 점 또한 의미 깊었다. 스타르크는 LPGA 투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무게를 오롯이 받아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LPGA에서 벌어들인 총상금(280만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이번 한 번의 우승으로 달성하며, 기록 너머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는 마지막까지 집요히 추격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로 다케다 리오와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개인 US여자오픈 최고 성적을 아쉬움과 함께 남겼다. 반면 한국의 최혜진은 특유의 끈기와 노련함으로 4언더파 284타를 적어내며 공동 4위에 자리했고, 같은 순위에 오른 사이고 마오도 자신의 존재감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고진영, 윤이나는 이븐파 288타로 공동 14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스타르크는 “오늘의 승리는 스스로에게 큰 도전이자, 새로운 시작점”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팬들은 마야 스타르크의 침착한 마무리, 그리고 최혜진의 집념 어린 샷에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감정의 파동이 차분히 가라앉은 밤, 메이저 우승의 여운은 코스를 가로지르며 웅장하게 남았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19일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에서 개막하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으로, 다시 한 번 세계 강자들이 그린 위에서 격돌하는 장면을 예고한다. 결실의 빛과 도전의 땀이 어우러진 LPGA 무대는, 골프팬들에게 쉼 없는 사유와 새로운 희망을 남겼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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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스타르크#최혜진#us여자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