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4조달러 돌파”…미국 증시, 기술주 랠리에 사상 최고치 경신
현지시각 9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강세를 앞세워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하며 마감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가 사상 처음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중심 랠리를 이끌고 있다. 이번 증시 동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언, 주요 기술주 실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엔비디아는 이날 거래 중 164.42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어서 세계 최초 기록을 세웠다. 일각에서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시총이 장중 4조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술주에 대한 신뢰와 AI 투자 테마 지속으로 상승세가 다시 이어질 조짐이다. 엔비디아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6월에는 3조 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알파벳’ 등 주요 기술기업들도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미국 증시 전체의 핵심 투자 기조로 굳어진 모습이다. 테슬라는 시가총액 1조 달러 밑으로 하락했으나 다른 대형 기술주는 전반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 에너지, 부동산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가 상승했고, 유틸리티 주가는 1%대 강세를 기록했다.
ETF, 에너지, 헬스케어 등 개별 종목도 눈에 띄었다. 미국 에너지기업 AES의 주가는 매각 검토설로 20% 급등했고,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 지분 매각 추진에도 강보합세였다. 반면,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법무부 조사 영향으로 2%가량 하락했다.
미국 정치권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지만, 실제로 관세율이 명시된 서한이 필리핀을 비롯한 7개국에만 발송된 점, 인도와 유럽연합(EU) 등 일부국은 빠진 점에서 시장은 협상 진전 기대감에 반응했다. 외신들은 "관세 폭탄 우려에도 불구, 시장은 트럼프의 강경 메시지를 협상용 카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선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연준 위원 간 이견이 확인됐다. 일부 위원은 "예상대로 지표가 이어진다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언급,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났다. 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9월 25bp 인하 확률은 60%대에서 64%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 변동성 지수(VIX)는 5% 이상 하락, 시장 안정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엔비디아 등 AI 테마 지속, 금리 인하 가능성, 미중 무역 협상 동향에 주목해 매수세가 뚜렷하다고 진단한다. 뉴욕 현지 주요 매체들도 "AI 수혜주가 미국 증시의 판도를 새로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시장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 연내 금리 인하 실현 여부, 미·중 간 관세 협상 경과 등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변수와 경기 부양 기대가 시장에 교차하는 만큼, 여름철 변동성에도 투자 흐름은 AI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기술주 주도 랠리가 미국 증시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