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광주 상가 건물서 모녀 포함 3명 숨져”…투신 사고가 드러낸 도심 안전의 그늘
사회

“광주 상가 건물서 모녀 포함 3명 숨져”…투신 사고가 드러낸 도심 안전의 그늘

윤지안 기자
입력

경기 광주시 한 상가 건물 옥상에서 10대 여성이 투신하며 지나가던 모녀가 변을 당한 참사가 발생했다. 피해자 3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도심 내 고층 건물의 안전관리와 정신질환자 보호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은 7월 7일 오후 2시 36분, 광주시 시내 13층짜리 상가건물 옥상에서 10대 여성 C양(18)이 투신하면서 시작됐다. 이 시각, 건물 인근 인도를 지나던 40대 어머니 A씨와 딸 B양, 20대 남성 D씨 등 총 3명이 사고 현장에 있었다. 추락 충격으로 딸 B양은 현장에서 숨졌고, 투신한 C양 역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저녁에 사망했다. 어머니 A씨는 치료 중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하루 뒤인 8일 오후 끝내 생을 마감했다. 20대 남성 D씨는 어깨 부위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찰 조사에 따르면 C양은 당일 해당 건물 내 입주한 정신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은 직후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를 입은 두 모녀는 진료 후 귀가 중이었으며, A씨가 들고 있던 약봉지가 이 점을 뒷받침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 등 사고 동기를 특정할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C양이 평소 우울증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인근 CCTV 영상 분석과 추가 관계자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8일 밝혔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도 함께 요청돼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이번 사고는 치료 직후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행인까지 참변을 당한 이례적 사례이다. 도심 고층건물 옥상 출입 통제와 추락사고 위험, 정신질환자 응급관리 미비 등 복합적 안전 취약성이 동시에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도심 내 고층 건물 옥상 출입 자체에 대한 통제가 미흡하다”며, “의료기관 방문 환자 중 고위험군의 사전 관찰과 연계 프로토콜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유사 추락사고가 적잖게 반복되고 있어 사고 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과 지역 사회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일상 속 누구에게나 불시에 닥칠 수 있는 위험”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에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경찰은 추가적인 사고 경위 조사와 함께 건물 내 안전관리 지침 준수 여부, 제도적 개선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참사가 도시 안전 체계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 동력이 될지,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지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경기광주#상가건물추락#정신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