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2,820선 돌파”…코스피 1.7% 급등, 외국인·기관 매수세에 반도체주 강세
6월의 첫 주, 코스피 시장은 예상치 못한 활력을 보여주었다. 5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장중 2,820선을 넘어서며,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지난 해 7월 이후 멈춰 있던 시간에 마침표를 찍은 날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마련한 매수의 흐름이 급물살처럼 지수 전체를 끌어올렸다.
오전 10시 17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51포인트(1.75%) 상승한 2,819.35를 기록했다. 한때 2,820.50까지 오르는 여정을 담아냈고, 지난 7월 18일의 정점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장 초반 2,790선을 가볍게 넘으며 본격적인 랠리의 막이 올랐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186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매수세 전환으로 1,161억 원 우위를 기록하며 시장 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사뭇 대조적인 흐름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5,192억 원 가량 매물을 쏟아내며 차익 실현으로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1조 원 이상을 사들였고, 코스피는 2.66%나 뛰어올랐다. 두 번의 랠리가 이어지자, 단기 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지치지 않는 기세를 드러냈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반도체 업종이었다. SK하이닉스는 5.40%, 삼성전자는 2.08% 상승하며 코스피의 절정을 장식했다. 체코 원전 계약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 한전산업, 한전기술까지 원전주가 급등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를 비롯한 방산주도 오름세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 기아,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등 대형주도 상승세에 편승했다. 그 반면, 전일 크게 올랐던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차익 실현 매물로 소폭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기계장비, 제조, IT서비스 부문이 특별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 증권, 부동산 관련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시장의 온도차를 반영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758.72로 1.13% 올랐다. 2월 이후 가장 높은 자리였다. 코스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05억 원과 12억 원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188억 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종목이 동반 강세를 이어갔고, 특정 종목에서는 약세도 엿보였다.
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 체코 원전 수주 등 최근의 대외 호재, 그리고 반도체·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앞으로 글로벌 증시 방향과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그리고 국내외 정책금리 결정 등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급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언제든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한껏 높아진 기대감 속에서도 더욱 섬세한 시선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간 단위의 산업 및 경제지표 발표와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는 다시 한 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지, 시선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