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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해외 개최 철벽 경계”…리처드 마스터스, 정규리그 글로벌 원정론→BBC서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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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해외 개최 철벽 경계”…리처드 마스터스, 정규리그 글로벌 원정론→BBC서 일축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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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가 정규리그의 경기를 해외 개최하는 계획을 속속 드러내는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수장은 분명한 입장을 내보였다. 프리미어리그를 이끄는 리처드 마스터스 최고경영자는 14일 BBC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PL 정규리그의 국외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국외에서 정규리그를 치를 계획은 전혀 없다. 그런 생각조차 없으며, 논의 대상도 아니다”라며 단호한 어조를 보였다.

 

최근 스페인축구협회는 2025-2026시즌 17라운드 비야레알과 FC바르셀로나의 공식 경기를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하는 구상을 승인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AC밀란과 코모의 맞대결이 내년 2월 호주 퍼스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럽리그의 세계 시장 진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돼 왔다. 반면 EPL은 이미 2008년 ‘39번째 경기’ 해외 개최 방안을 외부에 내비쳤다가 팬과 언론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한 뼈아픈 경험을 새기고 있다.

“EPL 해외 개최 논란 일축”…리처드 마스터스, 정규리그 해외 개최 선 그어 / 연합뉴스
“EPL 해외 개최 논란 일축”…리처드 마스터스, 정규리그 해외 개최 선 그어 / 연합뉴스

리처드 마스터스는 이번에도 “10년 전에는 리그의 국제적 성장 측면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디지털 기술, 해외 중계 파트너십, 그리고 미국 여름 시리즈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충분히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규리그 해외 개최의 필요성은 이미 사라진 셈”이라며, 본연의 리그 정체성을 투자와 유연한 성장 전략 안에서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PL이 준수하는 전통의 무게와 각국 리그의 실험 사이에서, 세계 축구 시장의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리처드 마스터스 CEO의 단호한 발언은 정규리그의 해외 진출을 향한 축구계 뜨거운 논쟁 한가운데에서 EPL의 복잡한 입장과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미 몇몇 유럽 대회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슈퍼컵이나 특별 경기를 연 적은 있지만, EPL은 여전히 섬나라 본토의 경기력과 지역 팬에 대한 우선권을 지키고 있다. 이번 리처드 마스터스의 발언은 빠른 확장을 좇기보다는 근본에 대한 애착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오랜 전통을 품고 색다른 시도를 고민하는 각국 리그의 행보 속에서, EPL의 선택은 전통과 변화의 갈림길 앞에 선 스포츠의 의미를 재확인하게 한다. 정규리그의 묵직한 무게를 지키겠다는 이날 메시지는 전 세계 팬들에게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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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마스터스#epl#정규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