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정보 공유 비밀유지 협약 체결”…한·일, 의료기기 신뢰 확보 본격화
IT/바이오

“정보 공유 비밀유지 협약 체결”…한·일, 의료기기 신뢰 확보 본격화

문경원 기자
입력

한국과 일본이 의료기기 분야 ‘정보 공유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며 양국 간 신뢰 구축과 규제 조화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협약은 의료기기 산업이 빠르게 첨단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동일한 규제 환경 마련이 산업 발전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함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업계는 이번 협약을 한·일 양국 의료기기 산업의 협력 확대와 규제 장벽 해소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후생노동성,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와 함께 의료기기 정보 및 규제에 대한 상호 소통과 비밀 정보 교환 강화를 위한 정보 공유 비밀유지협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골자는 한·일 규제 당국 간 의료기기 관련 규제 정보의 안전한 공유, 의료기기 안전관리 분야 비밀 정보 교류, 그리고 국제공동심사(MDSAP) 등 글로벌 협력 확대에 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승인, 심사,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에 걸친 정보 연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술적 차원에서 최근 의료기기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센서, 빅데이터 분석 등 ICT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신속 승인과 글로벌 시장 동시 진출을 목표로 하는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양국 규제 시스템의 상호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MDSAP(의료기기공동심사프로그램) 회원국 지위 상향이 현실화되면 한 번의 심사로 여러 국가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는 승인 절차의 복잡성, 비용, 소요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여 첨단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는 변화로 평가된다.

 

시장에서 이번 협약은 국내 기업의 규제 리스크 해소와 해외 진출 가속화를 의미한다. 한·일 양국 정부의 협력 체제가 공고해질수록 자국 환자뿐 아니라 전 세계 의료 현장의 혁신 의료기기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과 성능 검증 시스템을 신속히 적용받을 수 있는 점이 직접적 효과로 꼽힌다.

 

의료기기 규제 협력의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FDA, 유럽연합 EMA, 캐나다 등은 이미 국가 간 규제공조 체계와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를 중심으로 국제 규제 단일화 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한·일 협약은 동아시아 내 주도적 입지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내 정책적으로는 2017년 IMDRF 정회원 가입, 2021년 의장국 활동 등 규제 외교가 활발히 전개됐다. 식약처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AI·디지털 헬스케어 등 혁신분야 의료기기에 특화한 글로벌 규제 논의를 선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예측할 수 없는 신기술의 등장과 시장 확대 속에서, 국가 간 의료기기 규제 협력 수준이 산업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정보 공유와 규제 협력을 기반으로 K-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이 가속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신속 시장 진입, 그리고 글로벌 규제 환경과의 조화가 의료기기 산업 발전의 관건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기술과 정책, 국제협력이 조화를 이룬 규제 프레임워크가 미래 의료기기 시장 질서의 새로운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문경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식품의약품안전처#후생노동성#imd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