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2 대역전”…우상혁,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제패→국제대회 6연승 질주
시작은 평범했다. 그러나 2m26에서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한 뒤, 우상혁이 마침내 바를 넘자 경기장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결정적인 순간 2m32에 성공하며, 우상혁은 모두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2025 세계육상연맹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상혁은 2m32를 넘으며 올 시즌 국제대회 6연승을 이어갔다. 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챔피언 두 명 등 세계 최정상 점퍼들이 대거 출전해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경기 초반 우상혁은 2m16과 2m20을 1차 시기에서 무난히 넘었다. 하지만 2m26에서 두 차례 실패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3차 시기에 2m26을 넘으며 경쟁을 이어갔다.
11명의 선수 중 2m26을 넘은 점퍼는 단 4명이었다. 이후 우상혁과 우크라이나의 올레 도로슈크가 나란히 2m28을 넘었고, 최종 우승 다툼으로 접어들었다. 도로슈크가 2m30을 1차 시도에서 넘으며 앞서갔으나, 우상혁은 오히려 바를 2m32로 높여 승부수를 던졌다.
2m32, 남은 두 번의 시도에서 우상혁은 바를 단번에 넘으며 현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반면 도로슈크는 2m32와 2m34 모두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우상혁은 2m34에는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시즌 최고이자 세계 2위 기록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경기 직후 “올해 처음 출전한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해 기쁘다. 7월 모나코 대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시즌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우상혁의 연승 행진과 안정된 경기 운영에 찬사가 쏟아졌다. SNS 등에도 “스마일 점퍼의 놀라운 집중력”, “위기 때 더 강해지는 한국 에이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우상혁은 올 시즌 국제대회 6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2월 체코 실내대회(2m31), 슬로바키아 대회(2m28), 3월 세계실내선수권(2m31) 등 실내 3연승을 시작으로, 5월 왓그래비티챌린지(2m29), 구미 아시아선수권(2m29) 그리고 로마 다이아몬드리그까지 모두 정상에 올랐다.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랭킹 포인트도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랭킹 순위 6위에 등극하며, 8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파이널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우상혁은 곧 이어 열릴 7월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를 앞두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또 한 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국제대회 잔여 일정을 유럽에서 소화할 예정이며, 다음 목표로 모나코 대회와 취리히 파이널 진출을 내세웠다.
긴 대회의 끝자락에서 우상혁은 여전히 묵묵히 바를 올리고 있다. 경계와 기대, 스스로를 향한 냉정함과 팬들의 떨림이 교차하던 밤. 다이아몬드리그 로마 대회에서 빚어진 도전의 온기는 7월 모나코에서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