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철, 흔들린 내면의 응시”…‘광장’ 한가운데 몰입도 폭발→진짜 연기의 무게

빛줄기와 어둠이 얽혀 흐르는 광장 한복판에서 조한철은 어느 때보다 단단한 눈빛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갑고 담담한 표정, 그리고 침묵에 스며있는 묵직한 긴장감은 ‘광장’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호흡을 서서히 좁혀갔다. 단호하게 내뱉는 한마디, 흔들림 없는 태도 속에서 진짜 내면의 갈등이 배어나왔다.

조한철은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 이주운을 따르는 최성철 역을 맡으며 극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광장’은 남기준이 조직을 떠난 뒤 되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조직의 격렬한 분열과 충돌을 그린 느와르 액션 장르다. 그 한가운데, 최성철은 저마다의 욕망과 불신이 엇갈리는 세계에서 이주운 곁을 벗어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켰다.

극 중 최성철은 조직 내 혼돈이 거세질수록 주운에 대한 충성심을 더욱 뚜렷이 드러냈다. 이금손이 건네는 의미심장한 조언 앞에서도 “회장님 결정이 곧 제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조한철의 흔들리지 않는 눈빛과 절제된 대사는 인물의 내면 깊숙이 감도는 결연함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냈다.

이런 내면 분열의 농도는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연기 내공의 결정체이기도 했다. ‘전,란’, ‘로기완’, ‘경성크리처’ 시즌1 등 다양한 장르에서 경험한 감정의 결이 ‘광장’의 최성철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짧은 시선 한 번, 조용한 호흡마저도 극에 적막과 몰입을 더하며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기대에 부응했다.

조한철의 연기는 단순히 충성스럽고 냉철한 인물의 표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권력, 조직, 충심의 틈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복잡성을 가감 없이 전달해 냈고, 보는 이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다. 카리스마 속 진짜 나약함, 결연한 태도 안에 숨은 불안은 화면 가득 비밀스럽게 퍼져갔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잠잠해진 후에도, 조한철이 남긴 잔상의 흔적은 스크린을 벗어나 관객의 마음에 긴 상념으로 남는다. 광장이라는 치열한 공간의 한가운데, 묵묵히 자리를 지킨 그의 모습은 긴 시간을 두고 곱씹을 만한 진중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각인됐다. ‘광장’은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회차가 공개돼 전 세계 시청자들과 묵직한 서사의 여운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