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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 잘 차렸습니다” 정순자, 남편 위한 집밥 연대기→평택 작은 부엌에 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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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 잘 차렸습니다” 정순자, 남편 위한 집밥 연대기→평택 작은 부엌에 어른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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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경기도 평택의 좁은 골목 끝, 따뜻한 밥 짓는 냄새를 따라 들어가면 정순자의 부엌이 펼쳐진다. ‘한상 잘 차렸습니다’ 속 정순자는 무려 42년을 한결같이 남편 이강민과 밥상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작지만 굵은 역사를 묵묵히 쌓아온 주인공이다. 외식이라면 손사래 치는 남편 이강민을 위해, 정순자는 오늘도 텃밭에서 오이고추와 가지, 땅콩호박을 손수 따 현관을 채우는 반찬으로 만들어낸다. MSG의 기운조차 허락지 않는 이강민 덕분에, 그녀의 밥상에는 오직 직접 고른 재료와 오래 묻은 손맛만이 깃든다.

 

정순자의 집밥은 단순한 요리를 넘어 시간에 위를 얹는다. 10년 숙성 간장으로 무친 반찬, 3년 묵은 김치와 황금향청, 청주와 생강술로 슬며시 깊어지는 등갈비찜 등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서 가족의 일상과 세월이 차곡차곡 스며든 결실이다. 직접 담근 5년, 7년 묵은 된장은 보리막장과 어우러져 새로운 맛과 온기를 식탁 위에서 피어올린다. 그런 손끝에서 완성된 정성들은 한 숟갈에 지난날의 풍경과 사랑을 함께 담아내 가족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담담한 위로를 건넨다.

집밥의 진수…‘한상 잘 차렸습니다’ 정순자, 외식 거부 남편 위한 42년 한상→밥상의 철학 / MBC
집밥의 진수…‘한상 잘 차렸습니다’ 정순자, 외식 거부 남편 위한 42년 한상→밥상의 철학 / MBC

남편 이강민은 간혹 식당처럼 반찬을 척척 주문하고, 정순자는 번번이 품을 쏟아 부으면서도 미소로 대답한다. 온전한 집밥 한 상에는 서로를 배려하는 일상, 함께한 날들의 의미, 그리고 “먹는 것보다 더 소중한 건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정순자의 철학이 깊이 뮤며든다. 텃밭의 사계절, 꾸밈없는 손맛, 일상의 반복 속에 피어난 밥상은 부부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애정 표현이 된다.

 

정성껏 차려낸 집밥은 결국 남편 이강민의 웃음에서 마침내 완성된다. 카메라가 담은 부엌의 풍경에는 ‘가족이란 한 상에 모인 시간 자체’라는 정순자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흐른다. 오랜 시간 지켜온 가족만의 식탁이 주는 든든함과 깊은 울림은 오늘도 평택 작은 부엌에서 이어진다. 한편, MBC ‘한상 잘 차렸습니다’는 오는 2025년 9월 19일, 정순자의 집밥 인생이 펼쳐지는 평택의 진귀한 풍경을 따스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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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한상잘차렸습니다#이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