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여름날의 광양”…실내외 여행지에서 만나는 시원한 일상

여름 햇살이 한창 내리쬐는 요즘, 광양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뜨거운 날씨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실내외를 오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을 즐기는 시간이 됐다.

13일 오후 광양의 기온은 30도를 넘어선다. 자칫 무더울 수 있지만, 바람이 더위를 걷어가고, 미세먼지가 ‘좋음’인 맑은 하늘 아래에서는 가벼운 기분도 따라온다. 그러다 보니 SNS에선 광양와인동굴 인증샷, 구봉산전망대 일몰 사진들이 잇따르고, 가족 여행객들은 목재문화체험장 앞에서 웃음 짓는다.

광양와인동굴은 오래된 폐터널을 새롭게 단장해 만든 이색 공간이다. 한낮의 열기가 가득한 밖에서 들어서면, 동굴 내부의 선선함이 온몸을 감싼다. 와인에 관심 많은 이들은 시음 코너에서 한국 와인의 다양한 맛을 발견하고, 아이들의 눈엔 직접 만들어보는 공예 체험과 사진을 찍는 재미도 각별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여행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광양 방문객 중 절반 이상이 실내외 복합형 코스를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무더위와 함께 늘어난 실내 문화·체험공간이 지역 여행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해가 기울 무렵엔 구봉산전망대로 향하는 이들이 많다. 시원한 남서풍을 맞으며 걷는 주변 산책로, 그리고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담기는 풍경 앞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잠시 시간을 잊는다. 밤이 오기 전, 길게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광양목재문화체험장에서의 소박한 하루도 인기다. 나무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끼고 직접 만든 목공예품을 집으로 가져가며, “요즘 이런 데 오니 아이가 자연스레 집중을 배우는 것 같아 좋다”고 부모 중 한 명은 말했다.

짚라인으로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섬진강 별빛스카이’ 체험이나, 망덕포구의 저녁 산책도 밀려드는 삶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해준다. 특히 포구 주변 신선한 해산물 맛집은 여행객들에게 단골 인증 장소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날이 더워도 와인동굴 덕에 걱정 없다”, “전망대 일몰 사진만 보면 당장 떠나고 싶다”는 목소리가 많다. 누구에겐 일상의 리셋이고, 또 누구에겐 오랜만에 가족과 마시는 포구의 저녁 공기가 특별한 기억이 된다.

광양의 여행 명소들은 단지 더위를 피하는 장소가 아니라, 계절이 다르게 흐르는 경험의 시간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