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구 보고서”…한국, 출산 포기 주요인은 경제→제도 혁신 절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025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14개국의 출산 관련 의식과 현실을 조사한 결과, 이상적 자녀 수와 실제 출산 간 괴리가 심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한국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출산 결정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한국 성인 중 58%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거나 포기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난 수치로, 국가 경제 정책과 복지제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UNFPA와 유거브(YouGov)가 공동으로 실시한 본 연구는 18세에서 49세를 포함한 출산 가능 연령의 인구와 50세 이상 인구를 모두 대상으로, 이상적 출산 수와 실제 자녀 수, 현실적 장애 요인을 심층적으로 조사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출산 가능 연령대 전체의 18%가 원했던 만큼의 자녀를 갖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고, 50세 이상의 성인 중 31%가 원하는 자녀 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출산 연령을 넘겼다. 출산을 제약하는 가장 지배적인 요인은 경제적 부담으로, 전체 조사국 평균 39%에 비해 한국은 58%로 월등히 높았다. 이로써 한국 사회의 출산 저하 현상은 개인적 의지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경제·복지 시스템 미비라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됐다.

나탈리아 카넴 UNFPA 사무총장은 출산 의지와 현실적 여건 간의 간극이 심각함을 지적하며, 유급 육아휴직, 저렴한 난임 및 불임 치료, 배우자의 양육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의지’가 아닌 ‘여건’의 문제임을 지목하며, 복원력 있는 사회복지제도 구축과 맞춤형 지원책이 뒷받침될 때에야만 출산율 회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고령화·저출산 구조가 장기적으로 노동시장과 국가 성장동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전사회적 지원체계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