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절박한 협상”…김정관 산업장관 방미, 미국 상무장관과 자동차·철강 관세 논의
대미 관세 문제를 두고 한국과 미국 정부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머리를 맞댄다. 자동차, 철강 등 주요 품목에 대한 25% 상호관세 문제가 한미간 통상 충돌의 뇌관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양보 없는 강경 기류가 분명하다. 정부 주요 인사가 연쇄로 출국하며 8월 1일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협상의 막판 드라이브가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김정관 장관이 오는 23일 미국을 공식 방문해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자동차 및 철강 품목 관세 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취임 불과 이틀 만에 미국 측 통상 파트너와의 첫 대면 협상에 나서며, 통상 수장으로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방문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등이 동행해 한미 간 민감 통상 현안에 대해 집중 대응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이날 오전 대외경제장관회의 직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 정부 인사들과 실무 관세 협상에 돌입했다. 특히 25일 예정된 ‘2+2 고위급 관세 협의’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한국 대표로 참석해 미국 정부와 담판을 벌일 계획이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만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까지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예고한 점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익을 희생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결과 도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산자부와 주요 부처가 통상추진위원회 및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통해 협상 전략을 집중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한구 본부장은 “현재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우리에게는 최선·최악 시나리오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민감 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국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인하 필요성을 미국 정부·의회 등에 설명, 상대를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강한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한미 ‘2+2 고위급 협의’ 결과에 따라 양국 통상 관계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철강 산업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관세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8월 1일 관세 부과 시한까지 협상이 벼랑 끝 대치를 반복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한미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실질적 결과 도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 부처는 향후 관세 협상 진행 상황을 긴밀히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