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속 트로피 정조준”…김가영, PBA 개막전 결의→우승 행진 이어질까
휘청임이라는 단어는 김가영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일곱 번이나 정상을 밟으며 만들어낸 견고한 자신감, 미소 뒤의 각오는 새 시즌 개막전에서도 도전자의 눈빛으로 빛났다. 오후의 햇살처럼 깊고도 단단한 표정. 김가영은 결코 주저함이 없었다.
프로당구 PBA 2025-2026시즌이 15일, 출범 후 최다인 10개 투어의 장정을 시작한다. 하림의 합류로 기존 9개 투어에서 10개로 늘어난 이번 시즌은 우리금융캐피탈이 개막전을 타이틀 스폰서로 맡아, 분위기를 한층 달궜다.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선 미디어데이를 통해 각 선수들의 목소리가 오갔고, 그 중심엔 36연승의 진기록을 쓴 김가영이 있었다.

김가영은 지난 시즌 하노이 오픈부터 8차 웰컴저축은행 오픈, 월드챔피언십까지 7연속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남다른 기록의 주인공이지만 개막전 우승에 대한 갈증도 깊다. 김가영은 “지난 시즌 운도 따랐지만,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가장 힘든 숙제는 부담감을 떨치는 일”이라며 고백했다.
동료 선수들은 김가영의 독주에 존경의 뜻을 비치면서도 자신의 동기 부여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상아는 “김가영의 독주가 나의 동기다. 새 시즌 최대한 괴롭히고 싶다”고, 서한솔은 “언젠가 김가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며 내 기량이 목표”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개막전 우승 후보로 다양한 선수 이름이 오갔다. 김상아는 김민아를, 김가영은 신중히 김보미를 언급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남자부 PBA 역시 치열하다. 개막전에서 두 번 우승 경력이 있는 강동궁, 재기를 노리는 조재호, 팀리그 복귀에 나선 최원준이 주요 후보로 꼽히며 팬들의 이목을 모았다. 강동궁은 “비시즌 동안 러닝으로 체력을 보강했다”고 했고, 조재호는 “강동궁의 MVP를 보며 다시 그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준 역시 팀리그와 개인 투어 모두를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은 공격 시간이 35초에서 33초로 단축됐다. 대부분 선수들은 큰 영향을 예상하지 않았지만, 서한솔은 루틴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해 남다른 신중함을 보여줬다. 점차 빠르게 변화하는 경기 흐름 속에 선수 각자의 적응력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팬들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김가영의 독주가 계속될지, 아니면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이 펼쳐질지, 2025-2026 PBA와 LPBA 시즌의 문이 활짝 열린다. 김가영을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의 진검 승부는 오는 15일 제1차 투어 개막전에서 시작된다.
장기 레이스가 시작되는 계절, 당구대 위에서 쌓아올린 집념과 땀방울은 묵묵히 내일을 준비한다. 팬들의 환호와 선수들의 각오가 교차하는 그 시간, PBA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층 성숙해진 서사의 장은 15일 개막전을 기점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