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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위약금 면제 후 이탈 두 배”…통신 3사, 번호이동 경쟁 점화
IT/바이오

“SKT 위약금 면제 후 이탈 두 배”…통신 3사, 번호이동 경쟁 점화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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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SK텔레콤 침해사고 후속 조치로 약정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뒤, SK텔레콤 고객의 타 통신사 이탈 규모가 최근 들어 약 2배로 크게 늘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의 고객 지키기와 KT·LG유플러스의 공격적 신규 유치 경쟁이 촉발되면서, 번호이동 중심의 서비스 가입자 쟁탈전이 7월 한달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별 통신사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신규 스마트폰 출시·법제 변화와 맞불리며 ‘번호이동 대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SK텔레콤은 해킹 침해 사고 이후, 정부의 위약금 면제 결정에 따라 약정고객 중 해지 또는 번호이동 신청자에 한해 위약금을 환급하기로 했다. 실제 7월 5일 기준으로 SK텔레콤을 떠난 고객 수는 1만660명에 이르러, 불과 하루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6월 14일 이후 한달만의 최대치로, 평상시 5000명 내외였던 일일 이탈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해지 고객은 위약금 납부 후 14일까지 해지하면 15일부터 환급 신청을 할 수 있으며, 7월 14일이 기한이다.  

이번 위약금 면제 조치로, SK텔레콤의 고객 순감 규모도 이례적으로 늘었다. 7월 5일에는 KT·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고객 수를 합해도 순손실이 3865명에 달했다. 이는 6월말~7월초 수십명 수준이던 기존 순감 규모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로, 당분간 이탈 가속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에서 빠져나간 고객이 수시로 신규 단말기와 요금 혜택을 노려 타사로 이동하는 ‘챗바퀴 현상’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월 50GB 추가 데이터, 제휴 할인 등 5000억원대 고객 보상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러한 혜택은 SK텔레콤 기존 고객은 물론, KT·LG유플러스 등에서 7월 15일 이후 유입된 신규 가입자까지 자동 적용된다. 한편 6개월 이내 SK텔레콤에 재가입한 고객에게는 해지 전 멤버십·가입 연수까지 복구하는 등 이탈 및 복귀 수요 모두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KT·LG유플러스는 위약금 면제 기간을 맞춰 대리점을 통한 고액 보조금 지급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이미 두 달여간 64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이들 양사가 흡수한 데 이어, 7~8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맞춘 추가 유치 경쟁이 초강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 시내 다수 대리점에서는 삼성전자 최신 갤럭시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수십만 원대의 보조금이 실질 지급되면서, 가입자 쟁탈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불어 9일 삼성 갤럭시 Z 폴드·플립7 공개, 22일 통신단말기 보조금 제한을 풀 법안(단통법) 폐지까지 맞물리면서, 통신 3사 중심의 번호이동 과열 경쟁이 7월 내내 지속될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보조금 전쟁을 넘어, 가입자 데이터 유출 여파·신뢰 회복 그리고 서비스 혁신 정책이 동시에 산업 재편의 변수로 부상한다고 해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위약금 면제 및 번호이동 경쟁이 실제 시장 질서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 사업자간 균형 전략이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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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번호이동#위약금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