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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애플 AI 수장 영입”…실리콘밸리 AI 인재 쟁탈전 점화
IT/바이오

“메타, 애플 AI 수장 영입”…실리콘밸리 AI 인재 쟁탈전 점화

강민혁 기자
입력

메타의 AI 인재 영입이 실리콘밸리 AI 경쟁의 판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최근 메타는 애플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이끈 책임자 루오밍 팡을 최첨단 AI 연구조직 MSL(Meta Superalignment Lab)로 영입했다. 업계는 메타가 수억 달러에 이르는 전례 없는 규모의 보상과 주식 패키지를 제시해 초대형 인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인사로 애플은 물론 오픈AI, 구글딥마인드 등 주요 경쟁사도 핵심 인력 유출 방지에 속도를 내는 등 ‘AI 초격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타에 합류한 팡은 최근까지 애플의 AI 브랜드 ‘애플 인텔리전스’ 개발을 총괄하는 수장이었다. 이미 애플 AI팀 내 부팀장이었던 톰 건터도 지난달 회사를 떠난데 이어, 핵심 인재 이탈 도미노 현상으로 연구 역량 저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타의 실리콘밸리 초인트라 영입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서는 ‘초지능’ 구축을 위해 별도 독립조직 MSL을 설립하고 인재 투자를 대폭 강화한 데서 비롯됐다.

MSL 운영에는 AI 스타트업 스케일AI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이 MSL 수장이자 메타 최고AI책임자(CAIO)로 투입됐다. 스케일AI는 대규모 AI 학습 데이터 라벨링 기업으로, 메타가 최근 143억 달러(약 19조3400억원) 투자와 함께 알렉산더 왕 CEO를 영입해 업계 파장을 일으켰다. 오픈AI 출신 다니엘 그로스와 냇 프리드먼 전 깃허브 CEO, 구글딥마인드 및 앤트로픽 연구원 등 10여 명도 MSL 합류를 결정했다. 특히 미국 정보기술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이 메타의 ‘초지능’ R&D 구심점으로 집결하면서, AI 연구·상용화 속도 경쟁이 한층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업계 변동도 빨라지고 있다. 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메타가 1인당 최대 1억 달러(1,350억원)의 보너스를 제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보상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인포메이션 등 현지 매체는 오픈AI가 직원 주식 보상 비율을 상향 검토 중이며, 구글딥마인드는 핵심 연구진에게 인당 수백만 달러 상당 주식지급에 나선 것으로 전했다.

 

특히 이번 메타의 영입 전략은 기존 IT 대기업 내 폐쇄적 인재 유치 관행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직접 인재를 자택에 초대해 영입 의사를 타진한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초지능 개발의 속도와 범위 확보가 절박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AI 연구소와 빅테크 기업 간에 인재와 데이터, 연구 자본의 ‘집중화’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애플은 자사 AI 서비스 경쟁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음성 비서 ‘시리’에 오픈AI 등 외부 AI 모델 탑재를 논의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의 AI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인적 자본과 독자적 파이프라인에 좌우되고, 이에 따른 전체 시장 구조 재편도 급속히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AI 최고 인재와 연구조직의 이동 자체가 초거대 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바꾸고 있다”며 “AI 기술의 상용화 속도뿐만 아니라, 조직과 보상·윤리 이슈를 둘러싼 제도·노사환경 변화도 AI 산업 발전의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획기적인 인재 쟁탈전과 함께 실제 AI 기술 및 서비스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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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애플#ms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