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무패”…김병수, 광주전 투혼→대구 무승부 견인
초여름 저녁 노을 속에 대구 iM뱅크파크는 묵직한 긴장으로 가득했다. 선수 대기석에 선 김병수 감독은 오랜만에 되찾은 그라운드를, 팬들은 다시 돌아온 사령탑을 조심스레 응시했다. 대구FC는 끝없는 인내와 투지로 광주FC를 맞았고, 수많은 변수 속에서도 끝내 승점을 지켜냈다.
2024 K리그1 17라운드, 이날 경기는 대구FC와 광주FC 모두에게 중요한 도전이었다. 대구는 김병수 감독 체제 아래 새 출발에 나섰고, 반면 광주 역시 원정에서 굳센 모습을 거듭 보여왔다. 전반전 대구는 조직적인 수비진을 앞세우며 버텨내려 했으나, 아사니의 정확한 페널티킥에 실점을 허용했다. 그 기점에서 분위기는 잠시 흔들렸으나, 대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전 흐름은 새로운 색채로 채워졌다. 김병수 감독은 권태영을 투입해 공격의 변곡점을 만들었고, 권태영이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라마스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동점 골을 뽑았다. 이후 골키퍼 오승훈은 몸을 날리는 투혼으로 결정적인 위기를 막아냈다. 오승훈의 선방은 벤치와 관중까지 깊은 안도와 희망을 안겼다.
경기 종료 후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돋보였다. 전반에는 수비 안정에 중점을 뒀지만, 후반에는 변화를 주며 역동적으로 풀어갔다. 승점 1이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을 다시 찾은 경기였다”며 새로운 출발선임을 강조했다. 골키퍼 오승훈 역시 “승리가 아쉽지만 팀이 나아질 가능성을 봤다. 감독님의 믿음이 우리 모두를 움직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구FC는 이날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으나, 리그 6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과제도 여전히 남았다. 하지만 벤치와 선수들이 공유한 긍정적 에너지는 새로운 도전을 예감케 했다. 부상에서 벗어난 세징야의 복귀 시점과 새 외국인 선수 영입 또한 팬들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제 대구FC는 A매치 휴식기를 활용해 조직력 극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김병수 감독은 “공·수 균형을 회복하고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팀을 단련시키겠다”고 남은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은 끝내 남겨진 여운으로 가득했다. 무거운 책임감과 희망이 교차하는 밤, 대구FC의 이야기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다음 라운드는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이어지며, 팬들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