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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갈등 해결할 것”…도널드 트럼프, 북미 대화 재개 의지 강조
정치

“북한과 갈등 해결할 것”…도널드 트럼프, 북미 대화 재개 의지 강조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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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무력 충돌을 조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북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갈등이 있다면, 북한과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발송했는지에 대한 질문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무력 충돌을 휴전으로 전환시키며 외교적 자신감을 엿보였다는 평가와 맞물리고 있다. 특히 이날 언급은 미국의 중재로 인해 민주콩고와 르완다의 외무장관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공식 행사 중 나온 만큼, 북한 문제 역시 외교 현안의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낼 친서 초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 외교관들이 이를 수령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사태 조정 이후 외교성과 만회 차원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한 발송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 ‘잘 지낸다’는 표현은 향후 더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받아들인다면 트럼프의 외교 현안에서 북한 문제가 다시 우선순위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답변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경제 협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대미·반제 결속을 과시하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대응을 계기로 핵무기 개발에 더욱 집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 북한은 미국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낮추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만큼은 직접 거명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당 창건 80주년 등 내부 정치 이벤트를 활용해 반미·반남한 결속을 강화하고, 핵·미사일 고도화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 “트럼프 발언에 무대응 전략을 취하며 미국의 행동 변화를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따라 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김정은 위원장은 내부 결속 및 전략적 관망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다음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며, 북미관계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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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트럼프#북한#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