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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예산국 경고…부채 한도 8월 고갈 위기→워싱턴 정국, 전 세계 금융시장 흔드나”
국제

“미 의회예산국 경고…부채 한도 8월 고갈 위기→워싱턴 정국, 전 세계 금융시장 흔드나”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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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의 여름 햇살 아래, 연방의사당은 깊은 정적 속에서 또 한 번 역사의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이 내놓은 새로운 경고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8월 중순에서 9월 말,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한계에 다다르게 될 것으로 추산됐다.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숫자 위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의 숨결마저 걸려 있다.

 

이번 전망은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예상과 대체로 부합해, 당초 8월 초로 제기됐던 위험 시점이 약간 늦춰진 결과다. 하지만 부채 한도, 36조1천억 달러로 묶인 미국의 재정 운신 폭이 다시 한 번 의회의 손 끝에 달렸다. 만약 의회가 상향 조정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정부는 국채 발행의 길이 막히고, 채무이행에까지 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연초부터 특별 조치를 시행해 자금 흐름을 조율하고 있지만, 근본적 해법은 결국 ‘정치’에 달린 듯하다.

미 의회예산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8월 중순~9월 말 소진 예상”
미 의회예산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8월 중순~9월 말 소진 예상”

워싱턴 정가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과제를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논의에 수조 달러의 추가 차입 권한을 얹는 안을 추진 중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의회에 부채 한도 인상 조치를 다음 달 중순까지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여야의 날 선 대치는 지속되지만, 이번만큼은 그 타협의 순간조차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이 짙게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경제적 재앙을 막으려면 부채 한도를 전적으로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한층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당파를 넘어 협력을 호소하면서도, 실패 시 미국과 세계 경제에 불가피한 타격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의 중심, 워싱턴에 부는 이 드라마틱한 협상 정국은 국제사회에서 예의주시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서 시장은 요동친다. 미국 국채금리와 뉴욕 증시의 변동성은 연방정부의 의회 협상과 맞물려 예민하게 출렁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적 자금 경색, 달러 가치 변동과 같은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가 피어오른다. 국제사회 역시 미국의 신용등급, 글로벌 금융 흐름의 변곡점이 될지 긴장감 어린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정치, 경제, 그리고 국제외교의 교차로에 선 워싱턴은 이제 다시 한 번 운명의 바람 앞에 서 있다. 이번 부채 한도 고갈 시나리오가 미국의 새로운 협치의 서막이 될지, 혹은 세계 경제의 예기치 못한 소용돌이로 번질지, 시간의 저편에서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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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회예산국#트럼프#연방정부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