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온라인 베팅 중독→청년의 절망, 화면 너머 번진 울림
엔터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온라인 베팅 중독→청년의 절망, 화면 너머 번진 울림

서윤아 기자
입력

스포츠의 짜릿함과 현실의 무게가 교차하는 순간,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의 화면 속 미국 청년 AJ의 일상은 손끝에서 시작됐다. 밝은 미소 뒤로 감춰진 베팅의 욕망, 휴대폰을 바라보는 시간만큼 희망과 좌절이 엇갈렸다. 단순한 오락의 경계를 넘으려는 유혹 속에서, 시청자는 점차 깊은 심연으로 빨려들어갔다.

 

제작진이 조명한 온라인 스포츠 베팅은 더 이상 특별한 일탈이 아니었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배팅 열기는 하루 5~6시간을 통째로 빼앗았다. AJ는 언젠가 1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손에 쥔 적 있지만, 남은 것은 불안과 재정난, 그리고 알 수 없는 중독의 고리였다. 성공 뒤에 남겨진 빈자리는 늘 그 이상의 도전을 부추겼고, 셀 수 없는 청구서와 흔들리는 일상에 지쳐간다. 스마트폰을 쥔 손이 떠는 동안, 현실은 멀고 미래는 불확실했다.

온라인 스포츠 베팅 중독…‘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미국 청년, 현실의 벽→위기의 악순환 / KBS
온라인 스포츠 베팅 중독…‘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미국 청년, 현실의 벽→위기의 악순환 / KBS

이토록 치명적인 중독 뒤에는, 2018년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민간 영역으로 넘어간 스포츠 베팅 산업의 급성장이 있다. 각종 스포츠 스타가 광고판을 뒤덮고, 클릭 한 번에 큰돈이 오가는 시스템은 슬롯머신과 유사하게 젊은 세대를 끌어들였다. 여기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도, 일상의 의지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순간들이 존재했다. 미국 청년 세대의 위기는 이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회 병리로 다가왔다.

 

반면, 인도네시아의 거리도 또 다른 폭풍에 휩싸였다. 예년과 달리 환한 국기가 아니라 '원피스' 해적단의 깃발이 펄럭였고, 시민의 분노는 정치적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국회의 수당 지급 논란 속에 터져나왔다. 해적깃발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청년과 미성년 학생이 시위를 이끌었고, 경찰의 강경진압은 351명의 구금으로 이어졌다. 거리의 한 가운데에서 움튼 저항은 공동체 균열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윤수영 아나운서, 김재천, 오건영, 고영경 교수 등 출연진은 현장에서 포착한 흐름과 감정을 날것 그대로 전달했다. 이들은 무거운 시선으로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마주한 위기를 짚으며, 돈의 유혹과 불평등이 어떻게 세대의 삶을 잠식했는지 깊이 있게 논의했다. 결국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417회는 각자의 선택과 유혹, 분노가 한 사회의 균열이 되는 과정을 기록했다.

 

한편,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417회는 8월 30일 밤 9시 30분, 시청자를 현실의 벽 안으로 이끌며 방송됐다.

서윤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특파원보고세계는지금#온라인스포츠베팅#미국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