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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해킹 후 AI 집중”…SK텔레콤, 실적 위기 넘고 재도약 신호
IT/바이오

“유심 해킹 후 AI 집중”…SK텔레콤, 실적 위기 넘고 재도약 신호

윤가은 기자
입력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 해킹 사태로 SK텔레콤이 흔들렸으나, 인공지능(AI) 사업을 성장의 돌파구로 삼으며 회복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대만 IT 매체를 통해 나왔다. 현지 최대 IT 전문지인 디지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대규모 재무 타격에도 불구, AI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입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 ICT 산업의 데이터 보안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분기 기준 전례 없는 유심 침해 피해로 인해 유심 교체 및 대리점 보상 등으로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2025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에도 불구, AI 사업 부문의 매출은 13.9% 성장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 플랫폼 ‘에이닷’의 누적 가입자는 최근 1000만명을 돌파했다. AI 개인 비서, 맞춤 상담,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AI 기능을 직접 이용자에게 제공하며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 대비 부가가치 창출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AIX(AI B2B) 솔루션 등 인프라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기존 통신망 중심에서 AI 기반 데이터 처리·분석 중심 사업구조로 전환을 추진, 빅데이터 처리 효율성과 전력 효율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AI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고객 데이터 보안 강화와 AI 연동 서비스의 차별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시장 활용 맥락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B2B AI 솔루션 사업 확대가 주목된다. AI 플랫폼 ‘에이닷’은 상담, 번역, 콘텐츠 추천 등 실생활 친화형 서비스를 앞세워 가입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금융, 제조, 공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중이다. 실제로 분기 영업이익 감소에도 AI 사업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기존 통신 매출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있다.

 

해외 사례와의 비교에서도 SK텔레콤의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 등 주요 통신기업도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 중이나, SK텔레콤은 독자적인 AI 서비스 플랫폼을 빠르게 대중화해 시장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추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이 5개 대표팀에 선정돼 AI 생태계 구축 동력 역시 확보했다.

 

규제와 인증 측면에서는 데이터 보호와 AI 윤리 기준 준수가 당면 과제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정보보안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AI 적용 단계별 보안성 인증 및 데이터 활용의 엄격한 내부 통제를 강조하고 있다. AI 사업 확장 시 데이터 처리의 투명성, 고객 동의 절차 강화 등 현행 국내·외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발맞춰 기술·운영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AI 중심 사업전환이 향후 이동통신 산업구조 개편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증권가 역시 AI 데이터센터, ‘소버린 AI’ 등 국가 AI 주권 프로젝트 참여 등 미래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기반 수익화가 본격화되며 SK텔레콤이 새로운 ICT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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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ai#에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