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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폭격기의 뜨거운 질주”…고지우, 맥콜·모나 용평 제패→최소타로 시즌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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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폭격기의 뜨거운 질주”…고지우, 맥콜·모나 용평 제패→최소타로 시즌 첫 우승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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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긴장, 환희와 부담이 교차하는 마지막 퍼트 앞에서 고지우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내내 쌓아온 자신감과 집중력이 지난한 시간의 끝에서 빛을 발했다. 버디가 터질 때마다 벅찬 미소와 손끝의 열기가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29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3라운드에서 고지우가 최종 합계 23언더파 193타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버디는 무려 25개, 1라운드에서 9개, 2라운드에서는 10개, 최종 라운드에서도 6개의 버디를 더했다. 시즌 첫 우승이자 개인 통산 3승 달성의 순간이었다.

“버디 25개 폭발”…고지우, 맥콜·모나 용평 오픈 제패→개인 통산 3승 달성 / 연합뉴스
“버디 25개 폭발”…고지우, 맥콜·모나 용평 오픈 제패→개인 통산 3승 달성 / 연합뉴스

경기 초반부터 고지우는 특유의 공격적인 운영으로 판을 주도했다. 3번 홀(파5)에서는 평범한 플레이 대신 3번 우드를 선택해 과감하게 벙커를 넘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정적 순간에는 늘 주저함 없는 판단이 뒤따랐다. 13번 홀, 2위 유현조의 추격 속 두 번째 샷을 홀 옆 1m에 붙여버렸고, 16번 홀에서는 0.5m 앞에 붙이는 완벽한 아이언 샷으로 쐐기 버디를 완성했다. 이는 연이은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투지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고지우는 경기 후 “잘 안되는 것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강점만 살렸다. 첫 우승을 맛본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시즌의 승리까지 챙겨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3번 우드를 선택한 장면에 대해 “긴장감이 있었지만 벙커에 빠져도 된다고 생각한 긍정이 힘이었다. 16번 홀에서는 2년 전 첫 승을 떠올리며 힘을 냈다”고 설명했다.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답게 고지우는 이번 시즌 대회 전까지 158개로 전체 버디 수 1위를 달렸고, 평균 버디와 버디율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렸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첫 다승왕 레이스에도 힘이 실렸다. 스스로는 “예전엔 우승 직전마다 힘이 빠져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는 빠른 추가 우승까지 노려 꼭 다승왕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동생 고지원의 선전도 돋보였다. 고지원은 14언더파로 공동 11위에 오르며 개인 첫 톱10 진입을 노렸다. 이에 대해 고지우는 “지원이와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서로 응원하며 건강하게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고지우는 KLPGA 투어 54홀 최소타 타이기록까지 수립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록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알았더라면 욕심이 더 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고지우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그는 다승왕 타이틀을 향한 기대를 한껏 키웠다. 차기 출전은 7월 중순 열릴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이 될 전망이다.

 

하루 끝, 팬들의 함성과 조용한 미소 속에서 고지우는 또 한 번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섰다. 무심히 흘러가는 바람 속 강철 같은 집중력, 그리고 다시 시작될 경기를 기다리는 마음. KLPGA 투어의 새로운 주인공 고지우의 질주는 계속될 예정이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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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우#맥콜모나용평오픈#klpga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