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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니켈 선물거래소 설립 신호탄”…금속 시장 주도권 도전→글로벌 가격 판도 변화 예고
국제

“인도네시아 니켈 선물거래소 설립 신호탄”…금속 시장 주도권 도전→글로벌 가격 판도 변화 예고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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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 스며든 무더위와 더불어 새로운 전조가 감돌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광산산업 중심지에서는 지각변동에 가까운 일이 예고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니켈을 품고 있는 이 나라가 내년 상반기, 자체 금속 선물거래소 설립을 정식으로 추진하며 국제 원자재 시장의 시선이 이곳에 모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광산협회가 내년 상반기 니켈 등 주요 금속 선물거래소 출범을 목표로 내걸었다. 정부 승인까지 이미 획득한 이 계획의 시작은 니켈 선철 거래다. 시작은 작지만, 이 거래소가 지향하는 꿈은 대단하다. 단계적으로 다른 니켈 제품과 금속군까지 종목을 확장하며, 아시아 전체의 기준가격을 새로이 설계하겠다는 청사진이 펼쳐졌다.

인도네시아, 내년 금속 선물거래소 설립 추진…니켈 선철부터 거래
인도네시아, 내년 금속 선물거래소 설립 추진…니켈 선철부터 거래

거래소 설계는 런던금속거래소와 상하이선물거래소 등의 국제 모델을 깊이 참조한다. 메이디 카트린 렝케이 인도네시아 니켈광산협회 사무총장은 “니켈을 통한 세계 시장 주도”라는 목표를 밝혔고, 지역 내 가격 체계의 확립을 강조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에드릭 코 아시아 기업 영업 책임자 역시, 인도네시아 거래소가 지역 수급을 정확히 반영하는 가격으로 세계 기준가격에 균형을 더할 것이라 평했다. 반면 싱가포르 아박스 상품거래소의 다니엘 맥엘더프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시장 참여자를 유인하는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인도네시아는 니켈 원광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가공제품만을 수출하는 정책으로 돌아섰다. 이 변화는 자국 내 부가가치 창출과 후방산업 육성을 동시에 이끌어왔고, 대형 제련소 진출이 남국 전역에 속속들이 이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금속 선물거래소 설립은 자원의 흐름을 현지화하며, 국제 시장에서 매장량 1위임에도 아직 주도권을 결정적으로 쥐지 못했던 현실을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니켈과 각종 금속의 기준가격이 유럽과 중국 중심에서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로 이동할지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도 깊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거래소의 성공은 거래 활성화, 산업 성장세, 무엇보다 실제 글로벌 기준가격 반영 정도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제사회는 이 의미있는 움직임을 응시하며,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경제의 비상과 함께 금속 시장의 새 지도를 어디까지 그려낼지, 그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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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니켈광산협회#금속선물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