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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옥중 지휘에도 조직 흔들리지 않나”…하늘궁, 회원 모집 가속→영적 권한 이양의 의미
사회

“허경영 옥중 지휘에도 조직 흔들리지 않나”…하늘궁, 회원 모집 가속→영적 권한 이양의 의미

오예린 기자
입력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사기와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도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종교시설 ‘하늘궁’의 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5월 28일, 하늘궁은 내부 공지문을 통해 허경영이 자신의 이른바 ‘축복권’ ‘명패권’ ‘레벨권’ 등 영적 권한을 백모 씨에게 공식 이양했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자신이 수감 중인 동안 백 씨가 축복과 관련된 절차를 맡도록 지시했으며, 백 씨의 행위가 자신의 효력과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은 종교 조직 내 권한 대행체계를 구축해, 구속 상태에서도 신도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조직적 결속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아울러 허경영은 기존 회원들이 기존과 같은 방식의 강연 참석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신규 회원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주문했다. 신규 회원을 데려오는 신도에게는 ‘레벨’이라는 별도의 위치를 부여하고, 해당 신도의 이름이 ‘백궁’ 명부에 올라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지시함으로써, 회원 수 확장과 조직 재생산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실제 하늘궁은 허경영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허 대표가 주말 강연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종교시설의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조직 내부의 윤활유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허경영은 영적 능력을 앞세워 고가의 영성 상품을 신도들에게 판매하고, 일부 신도에 대한 추행 혐의로 구속 송치된 상태다. 수사기관은 허 대표와 하늘궁의 조직 운영 방식, 회원 모집과 권한 이양 과정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수감 중인 지도자의 조직 장악력, 영적 권한의 계승 방식, 게다가 제도권 밖에서 형성된 집단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등 사회에 복합적인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도 수사 진전과 더불어, 피해자 보호와 제도적 허점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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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하늘궁#백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