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 능선에서 만난 마리엘의 두려움과 설렘”...이상은과 서울 품격에 빠져든 여정→도심 속 고요의 정점
도심의 길목에서 시작된 영상앨범 산은 이상은과 마리엘의 만남으로 한층 깊어진 여운을 전했다. 평지의 나라에서 온 외국인 마리엘과 산악 사진가 이상은이 북한산국립공원을 오르는 길, 일상에 지친 마음은 맑은 공기와 야생화, 녹음이 펼친 능선 풍경 앞에 어느새 잠잠해진다. 두 사람은 숨은벽 능선 아래 밤골공원지킴터에서 발걸음을 옮기며, 가파른 바위와 세찬 바람, 그리고 등산객들의 작은 응원을 길 동반자로 삼았다.
숨은벽 구간에 들어서면 현실과 맞닿은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마리엘은 곁에 선 이상은의 손을 꼭 잡고 능선의 바위를 타올랐다. 해골 모양으로 움푹 팬 마당바위 위의 해골바위, 도시와 가깝지만 쉽사리 닿을 수 없는 막막한 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서울도심의 풍광과 아파트 숲은 일부러 밀고 들어와야 만날 수 있는 위로의 풍경이 된다. 바람과 호흡, 작은 웃음이 뒤섞이며, 두 사람은 서로를 격려해가며 좁은문 바윗길을 넘어섰다.

능선 끝자락에서 한순간 열리는 넓은 시야와, 정상까지 이어진 발걸음에는 오롯이 등반자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다. 마지막 고비를 지나 백운대 정상에 선 순간, 마리엘의 시야 아래로 흰 구름이 머물렀다. 이름처럼 구름이 내려앉은 백운대 836.5m 위에서, 서울과 자연, 수많은 등산객이 고요하게 이어졌다. 이방인과 우리 모두를 품은 북한산국립공원, 그 품격은 밤골에서 숨은벽을 넘어 정상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울림을 남겼다.
영상앨범 산이 좇은 이번 숨은벽 능선의 산행은 도심 한가운데 아름다운 고요와 명산의 격을 전했다. 평소 가볍게 지나치던 서울의 실루엣이 산길 끝에서 환하게 빛날 때, 누구나 평일의 무게를 덜어내고 싶은 마음도 함께 밝아졌다. 서울 명산에 숨은 진짜 얼굴이 궁금하다면 7월 4일 영상앨범 산에서 그 여운이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