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기형 아동 새 희망”…분당서울대병원·SK, 베트남서 120명 수술
의료기술의 국제 협업이 개발도상국 의료 환경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세민얼굴기형돕기회, SK그룹이 공동 진행한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 수술 봉사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의료 봉사는 한정된 국가별 인프라 격차 속에서 신기술 전달, 수술 접근성 확대, 의료 자립 역량 구축 등 다층적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현지 수술 및 교육 프로젝트를 “의료시스템 점진적 전환의 분기점”이라고 평가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세민얼굴기형돕기회, SK그룹과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 하노이 108군사중앙병원에서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를 위한 제27회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올해로 27년째인 이 활동은 현지에서 구순구개열(입술·입천장 갈림) 등 얼굴 기형 아동을 직접 수술하고 베트남 의료진을 교육하는 쌍방형 모델로, 누적 4300여 건의 수술 실적을 기록해 한국 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행사에는 백롱민 세민회 이사장,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소아전문과 교수진과 간호 인력이 대거 파견됐다.

이번 의료봉사에서는 시설과 인력이 열악한 베트남 현실을 감안, 총 120명의 어린이에게 얼굴기형 수술을 무상 제공했다. 수술비 부담(최대 1500달러 수준)이 큰 현지에서 SK그룹이 전액 지원하며, 수술에 필요한 장비와 의약품, 소모품까지 기증했다. 현지 의료진이 한국 의료진과 함께 수술법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직접 참관 및 실습을 병행해, 기술 이전과 역량 강화에 방점을 뒀다.
구순구개열 등 선천적 얼굴기형은 음식물 섭취와 호흡, 언어 발달 및 사회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지에서 고가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이 많아, 이번 수술은 심리·사회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현장에는 과거 봉사단 수술로 새 삶을 되찾은 아이와 가족 등이 찾아 감사를 표시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해외 의료봉사는 국내 ‘민관협력 CSR(사회공헌)’의 성공적 모델이자, 의료기술-산업-인재양성의 융합적 파급력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 일본, 유럽의 비영리 병원-기업 파트너십과 유사한 구조로, 장비·교육·현장수술이 결합된 점에서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는다. 실사용 중심의 기술 확산에 더해, 인프라 구축과 현지 의료진 기술권 확보가 이뤄진다는 평가다.
국내외에서는 최근 봉사 등 의료지원 활동의 ‘산업 생태계 기여’에 대한 재조명도 이어진다. “현장 의료인의 경험 전파가 의료기술 표준화와 신시장 창출로 연결될 수 있다”, “의료·제약 분야에서 개발도상국 현지 협력이 필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 이사장은 “새 얼굴을 선물 받은 아이들과 가족의 기쁨이 봉사단 모두의 원동력이 된다”며 봉사 지속의지를 밝혔다. 김백규 교수 역시 “국내외 얼굴기형 아동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 역할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베트남 현지 수술·교육 프로젝트가 ‘의료 패러다임의 점진적 전환’ 신호탄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산업·윤리의 조화와 제도화가 앞으로 글로벌 보건공헌의 키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