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외에서 다 즐긴다”…흐린 여름날 용인 명소 찾는 사람들
요즘처럼 흐리고 후덥지근한 여름날, 일부러 용인을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날이 흐리거나 덥기만 하면 집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실내외를 넘나드는 다양한 체험 공간이 일상의 쉼표가 된다.
무더위와 습한 공기가 이어지는 여름, 용인에서 특히 인기 있는 곳은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 ‘우리끼리 시원함’을 공유하는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다. SNS에서는 이미행과 실내외 수영장 인증샷이 넘쳐난다. “넘치는 자외선을 걱정하지 않아 좋다”는 젊은 부모들의 반응도 흔하다.

실내에서는 자동차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삼성화재 모빌리티뮤지엄’이 주목받는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인기다. 더위를 피한 채 첨단 기술을 체험하고, 이색 전시물과 포토존에서 여유롭게 머무는 관람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는 ‘한국민속촌’이 여전히 사랑받는다. 흐린 날씨, 뜨거운 햇살을 잠시 미룬 그늘진 고건축과 전통 공연이 사람들을 잡아끈다. 실제로 방문객 김성진(40) 씨는 “습기가 많아도 시원한 전통마을 길을 걷는 기분이 좋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숲길을 따라 걷는 ‘용인자작나무숲’, 맑은 계곡 물과 함께하는 ‘고기리계곡’도 잊지 않았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한숨 돌리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계곡에 발 담그면 한여름도 잠깐 잊혀진다”고 표현한 30대 직장인의 체험담이 공감을 얻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실내외 복합 체험지의 주말 평균 이용객 수는 3년 새 20%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익숙한 공간에서 특별함을 찾으려는 감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흐린 날 오히려 더 좋다”, “덜 붐벼서 산책이 즐겁다”, “실내외 여행지 덕분에 여름이 덜 답답하다”는 이야기가 줄을 잇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흐린 여름 한가운데 만나는 색다른 명소 한 곳이 우리 일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올여름, 용인에서의 하루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피서’를 말없이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