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자가면역 관절염”…빅데이터 분석에 치료 혁신 기대
소아특발성관절염(Juvenile Idiopathic Arthritis, JIA)이 소아·청소년 관절질환의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가면역 반응이 유발되는 이 질환은 16세 미만에서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관절염으로,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건강한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의료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아특발성관절염의 국내 유병률 및 특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이 질환 관리에 객관적 기준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학계에서는 조기 발견과 표적 치료가 장기 예후 개선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16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10만 명당 연평균 유병률 15.9명, 연간 발생률 2.2명이라는 역학적 수치를 발표했다. 소아특발성관절염은 주로 여자아이에서, 청소년기인 13~16세에 가장 잦게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거나 오래 걷기를 꺼리는 행동, 특정 관절의 통증 및 부종이 주요 초기 신호다. 일부 환아는 눈에도 염증이 동반돼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기술적으로 진단 방법의 다중화가 핵심이다. 단일 검사로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혈액검사·관절 초음파·MRI(자기공명영상)·소변검사·안과 검진 등 다양한 진단법이 통합적으로 활용된다. 이는 기존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감별 진단에서 중요한 차별점이다. 임상에서 “아침에 움직일수록 증상이 완화되는 조조강직” 같은 특징적 소견이 진단 및 치료 설계에 반영된다.
실제 치료의 흐름 역시 약물치료와 재활치료가 병행된다. 초기에는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며, 중증의 경우 면역조절제 또는 생물학적 제제(면역 경로를 표적으로 한 항체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최근 표준 치료 트렌드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기존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고, 장기 예후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글로벌 임상에서 입증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치료 옵션 다양화가 아이들의 성장과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어린이 만성 관절질환에 대한 정밀 데이터 분석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NIH 등은 JIA 빅데이터 프로젝트와 환자 맞춤 임상 연구를 확장 중이며, 유럽 전문 학회 역시 생물학적 제제 승인과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환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지원과 새로운 디지털 진단기술 도입 등 과제가 남아있다.
현행 진료지침상 소아특발성관절염은 6주 이상 관절통이 지속되고, 아침에 더 악화되며,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 조윤경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통과 구별이 쉽지 않다”며 “관절통이 6주 이상 지속되거나, 아침에 더 심하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이는 통증을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므로, 부모·보호자의 관찰이 치료 골든타임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이번 소아특발성관절염 진단·치료 빅데이터 분석과 표적 치료제 개발이 실제 임상과 제도 개선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제도, 가족의 인식 개선이 함께 맞물려야 미래 소아 관절질환 대응의 모범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