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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국부터 푸드쇼까지”…지역의 깊은 맛 따라가는 하동별맛축제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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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계절이 깊어질수록 한적한 시골마을 축제를 찾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지역 축제가 소소한 동네잔치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고향음식과 따뜻한 정취를 찾아가는 오감의 일상이 됐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하동별맛축제도 그 흐름 위에 있다.

 

빛이 내리는 저녁, 섬진강 물결 따라 하동 강변공원에선 재첩국 냄새가 조용히 번진다. SNS에선 직접 다녀온 이들의 인증샷과 “재첩국 맛에 푹 빠졌다”는 후기가 쏟아진다. 주요 행사장인 신기로터리 강변공원엔 하동만의 식사존, 디저트존, 음료존이 늘어서 현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향토음식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인기 드라마에 등장해 더욱 화제가 된 섬진강 재첩국, 타작국 같은 토속 요리부터, 손수 만든 고구마무스와 별피자까지—축제 곳곳마다 주민들이 직접 차려내는 상차림이 색다른 감동을 불러온다.

재첩국부터 푸드쇼까지…‘하동별맛축제’ 경남 하동에서 열린다
재첩국부터 푸드쇼까지…‘하동별맛축제’ 경남 하동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첫 축제 때보다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재첩과 농특산물 판매 또한 확대됐다. 공식행사로는 개막공연과 푸드쇼, 다도회, 버스킹, DJ파티 등 밤낮 없이 즐길 거리가 이어진다. 가을걷이의 묵직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와 플리마켓, 그림 그리기, 독서파티, 캐리커쳐 등 온 가족이 웃으며 어울릴 만한 프로그램이 한층 축제를 풍성하게 만든다.

 

지역 푸드 전문가들은 “음식 축제의 본질은 지역만의 시간과 정성이 모인 맛의 공유”라 말한다. 하동별맛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나눔을 넘어, 주민이 함께 만들고 지역의 문화를 외지인과 나누는 공간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번 먹어보면 잊지 못한다”, “고향을 새로 만나는 기분”이라는 반가운 소리들이 행사 홈페이지와 커뮤니티에 줄을 잇는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의 큰 식탁에 둘러앉은 듯, 따뜻한 풍경이 이어진다.

 

시골 축제가 미식 여행의 이유가 되는 세상.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하동별맛축제의 끈끈한 정과 깊은 맛은 도시 일상에 익숙한 이들에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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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별맛축제#재첩국#하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