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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 정책정당 재시동”…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맡아 당 체질 개선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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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 정책정당 재시동”…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맡아 당 체질 개선 드라이브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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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의 전격 사퇴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공석이 된 가운데, 지도부가 재빨리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낙점했다. 혁신위 재출범을 앞두고 여야 안팎에서는 당의 분열을 진화함과 동시에 수도권 중심의 정책 정당 노선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9일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윤희숙 전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일 혁신위 수장을 맡은 직후 당내 인적 청산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이유로 스스로 물러난 지 이틀만이다. 지도부는 윤희숙 위원장 인선을 두고 “수도권 정책 정당의 방향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대표적인 경제·정책 전문가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서울 서초갑 지역구의원을 지내다 부동산 논란이 불거지자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22대 총선에서는 서울 중성동갑 출마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올해 초 여의도연구원장에 발탁됐다.

 

특히 이번 인선은 지난 대선 패배에 따른 당내 혼란에 이어 안철수 의원의 혁신위원장 돌발 사퇴로 새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안 의원이 “대선 후보 교체에 책임 있는 인사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의 거부를 문제삼아 물러난 이후, 당내에서는 내홍과 파열음이 확산됐다. 한편 안 의원은 즉각 차기 당대표 출마를 시사하며 당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좌초 위기에 놓이던 혁신위의 조기 정상화를 선택했다. 혁신위 성격도 ‘정책형’으로 명확히 해, 전당대회 국면의 잡음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윤희숙 위원장은 중도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통”이라고 소개하며 “정책 전문 정당으로 혁신 항로를 돌릴 조타수”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도 통화에서 “당원이 중심되는 건강한 정당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당의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정치권의 몇몇 인사나 계파의 문제로 당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 깊은 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적 청산’ 요구에 대해서도 “당원이 주체적으로 의사를 표출할 구조 마련이 절실하다”고 답해, 당원 중심 혁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후 윤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참석해 혁신 방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혁신위 재출범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야당 공세가 집중되는 시기에 굳이 혁신위까지 띄울 필요가 있냐”며 인선안에 반대한 의견도 나왔다. 일부 당내 인사는 윤 위원장이 과거 대선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점을 들어 ‘후보 교체 논란’ 책임론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한 단일화 필요성 제기였을 뿐, 후보 교체를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혁신위원 구성 역시 본격화됐다. 윤희숙 위원장 포함 최형두 의원,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배지환 수원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이 6인 체제로 참여한다. 기존 혁신위원이었던 송경택 서울시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함께 사퇴, 배 시의원이 새로 합류했다. 혁신위는 이르면 10일 첫 회의를 갖고 공식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재출범한 대통령혁신위원회를 둘러씌워진 기대와 회의가 혼재된 분위기 속에서, 지도부가 정책 중심 혁신 노선을 견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혁신위 활동 결과에 따라 당 세력 균형과 향후 당권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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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국민의힘#혁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