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당내 민주주의 경고”…대선 패배 자성→성찰과 개혁 촉구 흐름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지도부와 당을 향한 뼈아픈 성찰의 목소리를 냈다. 여의도 당사에 모인 이 자리에서 김문수는 역사의 무게 앞에 고개를 숙이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한없는 사죄의 뜻을 담아 큰절을 올렸다. 대선 패배의 충격은 무겁게 흘렀고, 김 전 후보의 말투에는 침잠된 울림과 당에 대한 깊은 책임감이 짙게 묻어났다.
그는 "오늘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며 내가 너무나 큰 역사적 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죄송스럽다"고 토로했다. 김문수는 국민의힘이 민주주의적 기본 이해와 투철한 사명감 없이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의 의지가 당내 논의를 덮고 일방적으로 관철돼 온 점에 대한 깊은 자성과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의 본질이 목표 못지않게 수단에 있다는 점을 들며, 부적절한 방식에 제동을 걸 장치조차 무너진 당 상황을 통렬히 비판했다.

대선 후보 교체 논란에도 그는 “당내 민주주의는 이미 붕괴했다”고 평가했다. 공직 후보와 당 대표 선출의 불투명함, 상식 밖의 의사결정 과정을 따끔하게 꼬집으며, 지금 국민의힘에는 근본적 혁신과 집단적 성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와 민생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역할마저 희미해졌으며, 경제를 살리는 확신을 국민에게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는 국민의힘’이란 구호가 사라질 정도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안타까움도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김문수는 “핵무기,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등 대한민국의 안보 축이 국민의힘에 의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당의 리더십에 회의적 시선을 던졌다. 아울러 김 전 후보는 당내 논쟁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의견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조정할 민주적 룰 자체가 정립돼 있지 않다며, 보다 원숙하고 합리적인 당 운영을 촉구했다.
김문수는 “제 부족함으로 국민이 고통과 상처를 안게 된 것을 언제나 마음에 새긴다”며, 국민 앞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내비쳤다. 그는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다시금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사와 관련, 이날 새로 지명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향한 우려도 피력했다. 김 전 후보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국민 통합을 이끌지 의문스럽고,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는 북한과 내재적으로 가까운 정향을 우려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대위 해단식 이후, 당내 민주주의와 공정성 강화, 새로운 혁신 방안 마련 등 쇄신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안팎의 여론 또한 이번 내부 비판을 촉진제로 삼아 차기 당 운영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