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48시간 내 사망한다”…장마철 해산물 각별 주의
기온과 습도가 크게 높아지는 장마철, 어패류와 연안 해수에서 유래하는 비브리오패혈증이 국내 감염병 경보단계 중 3급 이상의 위협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Vibrio vulnificus)에 감염될 시 피부 괴사와 급성 패혈증으로 진행되며, 병세가 심할 경우 48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의료계와 방역 당국이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으로 오르는 5~6월부터 균 검출이 늘어나고, 수온이 정점인 8~10월에 인체 감염이 급증한다는 점에서 계절적 위험성이 높다. 감염은 주로 덜 익힌 어패류 섭취, 피부 상처에 바닷물 접촉 등 두 가지 경로가 대표적인데, 건강한 성인이라도 증상 진행이 빨라 항생제 투여와 조직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위험하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감염 경로별로 분류한다. 조개 등 어패류 손질, 바닷물에서 난 미세 상처를 통해 '창상 감염형'이, 간경변·만성 간질환자·면역저하 환자가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해 '원발성 패혈증형'이 발생한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알콜중독자, 당뇨병 환자, 항암제 복용 등 면역결핍 고위험군의 경우 발병 시 치사율이 50%에 달할 수 있다. 실제로 패혈증 증상을 보이면 30시간 안에 부종·반상 출혈·피부 궤양이 동반되거나, 쇼크로 이어질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매년 환자 발생이 집중되는 계절에 사망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의료진들은 세팔로스포린,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치료와, 피부 괴사가 동반된 경우 절개·절단 등 외과적 처치가 동원된다고 설명한다. 단, 질환 특성상 증상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초기치료가 생명을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어패류를 반드시 85도 이상에서 익혀 먹고, 흐르는 수돗물로 세척, 5도 이하 냉장보관, 조리 시 고무장갑 착용, 상처 부위 바닷물·갯벌 접촉 금지 등 기본 위생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특히 만성질환자, 항암제 치료자 등 고위험군은 생선회나 조개를 날것으로 먹기를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비브리오패혈증은 보고 의무가 있는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되며, 예방수칙 강화와 함께 신속한 항생제 치료가 지역사회 질병 부담을 줄이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정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 증상이 심해질 경우 빠르게 쇼크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의심 시 빠른 병원 진료가 필수”라며 “특히 고위험군은 발열·오한 등 경미한 증상이라도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장마철을 기점으로 비브리오패혈증의 실제 환자 수 및 사망률 변화, 위생관리 개선 효과 등을 주시 중이다. 결국 계절성 감염병 대응에서 기술적 조기진단과 동시에 소비자 인식 강화, 산업·제도적 위생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