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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과거의 영웅을 되살린다”…독립운동가 복원 열풍에 감동 확산
IT/바이오

“AI가 과거의 영웅을 되살린다”…독립운동가 복원 열풍에 감동 확산

강민혁 기자
입력

AI 기술이 잊혀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되살리며 역사와 추모의 방법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2024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교복을 입고 웃는 모습, ‘마지막 한 끼’를 함께하는 장면 등 과거 흑백 사진의 주인공들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디지털 복원 작업은 유튜브,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며 시민들의 감동과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과거 기억의 방식이 단순 기록에서 실감 경험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인물 이미지·영상 복원이다. 딥러닝 기반 이미지 생성 모델은 옛 사진의 화질·색상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인물 특성, 표정, 움직임, 심지어 평범한 오늘날의 복장까지도 정밀하게 구현한다. 채널 ‘AI기억복원소’는 이회영 6형제를 현대의 초등학교 교장, 대기업 임원으로 재현해 조회수 400만 회를 기록했으며,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감정적으로 깊이 공감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복원 방식은 실제 증거자료와 프로필 분석을 결합한 AI 모델에 기반한다. 얼굴 복원은 구글 ‘딥드림’, 오픈AI ‘달리’ 등 생성형 인공지능과,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 등 최신 컴퓨터비전 기술이 중심이다. 피사체의 연령, 의복, 신체적 특징까지 세밀하게 구분·변환하며, 예를 들어 단순 흑백 사진을 바탕으로 학습 데이터를 증폭해 사실감이 뛰어난 컬러·움직임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만들어낸다. 기존의 수작업 복원법에 비해 10분의 1 이내 시간, 분별 가능한 표정 차이 복원율 등 효율과 품질 모든 면에서 변화가 뚜렷하다.

 

산업적으로 AI 복원은 디지털 추모, 교육, 공공 기록 분야로 빠르게 확장 중이다. 유튜브 ‘그려DREAM’은 학생 독립운동가들이 실제 교복을 입은 듯한 영상을 선보이며 “10대들의 평범한 하루를 우리는 지금의 희생 덕분에 누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실제 SK텔레콤, 빙그레 등 대기업도 독립기념관 등 공공기관과 손잡고 AI 복원 다큐, ‘역사 속 목소리 복원’ 공익광고를 선보였다. 과거 영웅이 미디어 콘텐츠로 탄생하고, 복원된 이미지는 부모님께 전달돼 가족 위로와 추모의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기반 디지털 헤리티지(유산 보존) 산업이 이미 본격화됐다. 미국에서는 PBS·스미소니언 등 기관이 헐리우드 배우·역사 인물을 AI로 복원하며 교육·전시 콘텐츠에 적극 도입 중이다. 한국은 아직 민간 중심이지만, 이번 광복 80주년 특수로 공공부문 협업 움직임이 강해질 조짐이다.

 

AI 복원이 정교해질수록 원자료 고증, 인격권 침해, 윤리 규범 논란도 제기된다. 업계는 복원 과정 전체에 걸쳐 다중 검증, 허가된 범위 내 데이터 이용, 창작물 표시 등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가차원의 포괄적 디지털 유산 정책,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도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복원은 추모·기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디지털 기술로 실존감 있는 역사를 경험하는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안착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시민 감성이 균형을 찾는 것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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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ai기억복원소#sk텔레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