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본선 목전”…홍명보 감독, 손흥민과 이라크 원정→운명의 승부 앞둬
출국장의 공기는 비장하고, 선수단은 조용한 각오 속에 나섰다. 여름 아침을 가르는 팬들의 환호와 손흥민의 의미 깊은 손짓이 더해지며, 이라크 원정길의 분위기는 팽팽한 긴장과 기대감으로 가득 채워졌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필요한 단 한 걸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그 마지막 고비를 향해 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세기로 이라크 바스라를 향했다. 이번 원정의 목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승점 확보다. 현 대표팀은 4승 4무로 승점 16, 조 1위를 이어가며 예선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기기만 해도 11회 연속 본선행이 확정되는 상황이지만, 두 번의 패배 시에는 4차 예선으로 밀려날 수 있어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있다.

이날 출국 명단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의 기쁨을 안고 소속팀에서 돌아온 손흥민을 비롯해 총 21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 권경원, 원두재, 조유민, 박용우 등 중동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오전 9시 도착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수속 지연으로 선수단은 10시 10분께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팬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고, 손흥민 역시 따뜻한 인사로 화답했다.
이라크가 여행금지 국가로 분류돼 있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최소 인원만이 파견됐다. 현지 취재도 제한되고,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으로 예보되는 등, 대표팀은 축구 외적인 다양한 변수를 극복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무더위와 원정 팬 분위기 등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남은 두 경기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예선의 마지막 관문은 오는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다. 뒤이어 10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홈에서 쿠웨이트와 최종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대표팀은 이라크전에서 본선행을 확정짓겠다는 목표 아래,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승부에 집중하고 있다.
기상환경과 원정의 불확실성, 수많은 변수 속에서도 선수들과 팬들은 하나의 마음으로 마지막 고지를 바라본다. 응원의 목소리와 간절한 기대를 등에 업은 홍명보호의 발걸음이, 무더운 현지 공기를 뚫고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라크와의 운명적 승부는 6일 새벽, 바스라에서 펼쳐지며, 대표팀의 도전은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팬들의 꿈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