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국악관현악단 40년 굵은 선율”…원영석 지휘, 관객 심장 울리다→뜨거운 명곡 대향연

한 사람의 마음이, 또 하나의 음악이 조심스럽게 공연장 안을 물들였다. KBS국악관현악단이 쌓은 쉼 없는 40년의 시간은 이날 무대 위에서 순식간에 재현됐다. 원영석 이화여대 교수의 지휘 아래 선국 관현악단의 단원들은 익숙한 선율과 객석을 뒤덮는 뜨거운 감정으로 다시 한번 예술의 의미를 관객 곁에 일깨웠다.

이번 ‘감사음악회’는 KBS국악관현악단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오랜 세월 음악과 사람을 엮어온 결과의 무게와 진심을 다시금 관객 앞에 드러낸 자리였다. KBS국악관현악단, KBS관현악단, 그리고 KBS교향악단이 힘을 모았다. 긴 시간 켜켜이 쌓인 이야기와 변화, 그리고 현재의 숨결이 공감으로 번졌다. 시리즈 네 번 중 세 번째를 장식한 이번 무대에는 원영석 교수가 예전과는 또 다른 색채로 돌아와, 국악의 전통과 현대가 사이좋게 걸어가는 길목을 섬세하게 지휘했다.

피리 부수석 이윤호의 협연으로 펼쳐진 ‘산체스의 아이들’은 새로운 감흥을 불러 일으켰고, 경기민요 소리꾼 강효주, 제현정, 천혜인이 품은 진솔한 목소리는 ‘혼의소리 아리랑’에 담겨 무대와 객석을 잇는 다리가 됐다. 한 무대 위에서 ‘4색타령’이 가지는 경쾌한 민요적 멋, 사물놀이 협주곡 ‘본’이 전하는 속도감, 그리고 퓨전 레퍼토리로 이어진 시간들은 KBS국악관현악단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서정이었다.

올 한 해 ‘감사음악회’의 시리즈는 각각의 계절과 의미로 채워진다. 3월에는 국악의 뿌리를 짚는 레퍼토리, 5월에는 새로움과 실험이 살아 있는 곡들이 그 무대를 빛냈다. 8월, ‘40, 그리고 내일Ⅲ’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번 공연은 사람과 음악, 과거와 오늘이 가장 뜨겁게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지는 10월에는 박상후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미래의 국악’이 또 다른 표정과 울림을 예고한다.

무료 공연의 문턱은 낮았지만, 음악이 안기는 감동은 깊이 스며들었다. KBS 홈페이지 이벤트 방청 신청만으로 누구나 예술의 결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어느새 특별함을 넘어 일상적인 감사로 번졌다. 40년이라는 세월이 고요히 흐르는 가운데, 공연장은 역사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내일이 차분하게 이어지는 장소가 됐다.

기억과 마음, 그리고 노래가 그리는 공연 현장은 음악이 줄 수 있는 위로와 기쁨이 응집된 공간이었다. 흐르는 시간 위에서 오늘을 노래한 KBS국악관현악단의 40주년 무대는, 8월 내내 모든 시청자와 관객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하는 자리였다. KBS국악관현악단의 ‘40, 그리고 내일Ⅲ’ 공연은 이번 8월, 깊은 감사와 열정 속에 시청자 곁으로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