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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로 불붙은 욕망”…다니엘 크레이그,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집착→파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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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로 불붙은 욕망”…다니엘 크레이그,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집착→파멸의 그림자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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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처럼 불안한 감정이 스크린을 타고 흐른다. ‘출발! 비디오 여행’은 영화 ‘퀴어’를 통해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다니엘 크레이그의 파격적 변신을 눈길 가는 시선으로 비췄다. 드류 스타키와 완벽한 연기 호흡을 선보인 그는 텅 빈 사랑과 파괴적 집착의 미로를 맴도는 인물 ‘리’로 다시 태어났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퀴어’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잇는 아름다움, 동시에 차가운 고독을 품은 영화다. 1950년대 멕시코시티라는 이국적인 공간에서, 미국에서 도망쳐와 정처 없이 방황하는 작가 ‘리’(다니엘 크레이그)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청년 ‘유진’(드류 스타키)에게 빠져든다. 서툴고 노골적인 구애와 집착이 이어지고, 그 밤은 욕망과 허무가 교차하는 아찔한 열기로 뒤덮인다. 사랑을 꿈꾸던 한 남자의 질투와 불안, 그리고 끝내 멈출 수 없는 집착이 냉엄한 현실 앞에서 불가항력의 슬픔으로 번져간다.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이야기의 중심에는 거칠지만 솔직한 인간의 욕망과 외로움이 자리한다. 다니엘 크레이그 특유의 깊고 날카로운 눈빛, 드류 스타키의 묘한 매력이 맞닿으며 극의 감정선은 점점 치밀하게 에워싼다. 무엇보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세밀한 연출은 허무와 갈망, 파멸의 예감을 은유적으로 그려내며, 관객의 감정을 흔든다. 한 편의 슬픈 러브스토리가 아닌, 욕망과 집착이 어디까지 인간을 흔드는지 집요하게 묻는 질문이 스크린 위를 긴장감 있게 감돈다.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젖힌 듯한 ‘퀴어’는 레슬리 맨빌, 제이슨 슈왈츠먼, 헬리케 자가 등 여러 배우들이 밀도 있게 조연을 맡아, 이야기에 깊이와 넓이를 더했다. 특히 출발! 비디오 여행의 내레이션이 선명하게 각인시킨 이번 화제작은, 곧 개봉을 앞두고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 ‘퀴어’는 다음달 20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출발! 비디오 여행’은 매주 일요일 낮 12시 5분에 방송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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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크레이그#퀴어#루카구아다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