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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스타데이지 만개한 평창 육백마지기→여름 고원의 서정 풍경
문화

샤스타데이지 만개한 평창 육백마지기→여름 고원의 서정 풍경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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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기우는 청옥산 자락, 평창 육백마지기에서 맞는 여름의 한낮에는 바람을 타고 넘실대는 샤스타데이지꽃이 바다와 닮은 드넓은 평원에 펼쳐진다. 하얀 꽃잎에 깃든 여름 햇살, 노란 중심이 들려주는 계절의 이야기는 어느새 여행객들의 시선을 부드럽게 끈다. 그곳을 걷는 발끝마다, 자연이 품은 도드라진 고요와 청명함이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평창군 미탄면에 자리한 육백마지기는 해발 1,250미터의 청정 고원 지대로, 이름처럼 너른 들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을 만큼 넓은 이 땅의 품에는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야생화가 어우러진다. 특히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샤스타데이지가 절정을 이루며, 방문객은 마치 이국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경험하게 된다.

출처=한국관광공사
출처=한국관광공사

운무 속 언덕마다 자리한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날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한다. 바람에 실려 오는 청량한 소리와 공기, 그리고 흩날리는 꽃향기가 머무는 순간마다 여행의 의미를 다시 쓰게 한다. 야생화 생태단지로 조성된 이 일대는 보존된 자연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도록 산책길과 트레킹 코스가 정갈히 마련돼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나 사진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아늑한 공간을 내어준다.

 

편의시설 또한 세심하게 갖추어져, 누군가는 우연히 들른 길 위에서, 또 다른 이는 의도적으로 계획한 여정 끝에서 육백마지기의 여유로움을 만난다. 다만 지금은 차박이 제한돼 있고, 별이 쏟아지는 밤을 완전히 누리려면 인근 마을의 숙소를 이용해야 한다. 밤이 내리면, 별빛 아래 고원은 다시금 조용한 사색의 공간이 된다.

 

평창 육백마지기는 도심에서 흘러온 피로와 답답함, 무더위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청정 자연의 흔치 않은 안식처다. 야생화 뒷모습에 비치는 평온한 시간, 지친 삶의 숨결 위로 스며드는 자연의 위로가 오래도록 남는다.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빛나는 샤스타데이지의 풍경, 그리고 청옥산의 고원 바람은 오늘도 평창 육백마지기에서 여행의 꿈을 이룬다. 계절이 선물하는 이 풍경은, 매해 여름을 간직하고 싶은 이들의 서정적 기억이 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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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육백마지기#샤스타데이지#청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