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홍혜란 이끄는 K-종이접기 사절단”...종이문화재단, 한일 민간외교→평화의 다리 놓다
정치

“홍혜란 이끄는 K-종이접기 사절단”...종이문화재단, 한일 민간외교→평화의 다리 놓다

서현우 기자
입력

일본 도쿄의 초여름, 동경한국학교에 모인 이들의 손끝에는 엷은 한지가 귓가에 스며드는 듯 조용한 울림이 감돌았다. 종이문화재단 경기평택종이문화교육원 홍혜란 원장은 제2회 K-종이접기 축제 한마당의 봉사사절단을 단장으로 이끌며, 한일 수교 60주년의 시간을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채색했다. 문화의 언어로 이해를 구하는 현장에는 교사, 학부모, 현지인들까지 동참해, 미세하게 접히는 종이를 통해 한 조각 한 조각 평화와 인성, 그리고 민간 외교의 가치를 나눴다.

 

재능기부봉사사절단 24인은 전국 각지 종이문화교육원의 지도사범들과 지부장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도쿄에 모여 혼신을 바친 세미나와 장학교실을 열어 71명의 K-종이접기 강사와 새로운 23명의 어린이 마스터를 배출하는 의미 깊은 성과를 거뒀으며, 한일 국제교류 종이접기 대회에서는 작품 지도를 통해 창의와 소통의 가교를 마련했다. 수교 60주년과 평화통일, 세계평화를 바라보며 펼쳐진 고깔 쓰기 이벤트, 오리가미 회관 탐방까지, 단순한 행사를 뛰어넘어 ‘문화로 잇는 외교’의 가능성을 증명한 여정이었다.

“홍혜란 이끄는 K-종이접기 사절단”...종이문화재단, 한일 민간외교→평화의 다리 놓다
“홍혜란 이끄는 K-종이접기 사절단”...종이문화재단, 한일 민간외교→평화의 다리 놓다

홍혜란 원장은 늘 ‘21세기 조선통신사’라는 사명감으로 임한다 말한다. 조직을 이끄는 그의 책임 의식과 봉사단원 1인의 헌신이 일본 현지에서 묵직한 메시지로 확장됐다. 주춤할 틈 없는 일상 속에서도 각지에서 자비를 들여 참여한 봉사단원들은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신념을 조용히 확인했다. 기업을 떠나 아이들의 창의력과 성장을 위한 여정에 인생을 바쳤던 홍 원장은, 25년의 세월 속에서 2천500여 제자를 길러내며 교육과 문화 확산에 매진해왔다.

 

그는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시작한 해외 봉사에서부터 독일, 러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0여 차례에 이르는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개발도상국 등에서 만난 수강생들의 눈동자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잇는 문화 봉사가 단순한 재능 나눔을 넘어 더 깊은 울림임을 다시 체감하게 한다. 올해도 ‘K-종이접기 부활 및 재창조’ 운동의 일환으로, 종이접기라는 평범한 도구를 문화외교와 평화의 다리로 삼겠다는 다짐이 굳다.

 

문화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홍 원장은 “종이접기 세계화가 결코 문화 점령군이 돼서는 안 된다”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와 겸손한 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종이접기를 배우면 자연스럽게 평화의 마음이 생긴다”며, 봉사란 역시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되는 과정’임을 소회했다.

 

한일 양국 아이들의 상상력과 인성이 성장하는 자리, 그리고 민간에서 쌓여가는 평화의 다리가 미래의 견고한 신뢰로 이어지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종이문화재단은 내년에도 다양한 국제 교류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K-종이접기를 통한 문화외교가 어떠한 파문을 일으킬지 조용한 기대감이 쌓이고 있다.

서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홍혜란#종이문화재단#k-종이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