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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실시간 담관암 판별”…한림대, 세계 첫 3D진단 기술 공개
IT/바이오

“AI로 실시간 담관암 판별”…한림대, 세계 첫 3D진단 기술 공개

강태호 기자
입력

세포 내 지질 방울의 미세 변화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담관암을 98% 이상 정확도로 판별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소프트웨어학부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조직 염색이나 전문가의 수기 판독 없이도, 3차원 광회절단층촬영(3D Optical Diffraction Tomography, 3D ODT) 영상과 AI 합성곱신경망(CNN)을 결합해 암세포를 실시간 분류한다. 업계는 이번 연구를 ‘희귀암 조기진단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박세우 교수, 한림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허종욱 교수가 참여한 결과로,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담관암 진단법의 상용화를 앞당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구팀은 담관암세포(SNU1196, SNU308, SNU478)와 정상 세포(H69)로부터 얻은 9만여 장의 3D ODT 영상을 AI로 분석해, 담관암 진단 정확도의 획기적 개선을 입증했다.

핵심 기술은 암세포의 대표적 대사 특징인 ‘지질 방울(Lipid Droplets)’의 3차원 분포 구조와 부피, 건조질량 등 대사적 변화를 AI가 자동 정량 분석하는 점이다. 단일 이미지 기반 분류 정확도는 93.8%, 지질 방울의 특성을 조합한 다중모델 학습 시 97.9%, 최종 다각도 융합 모델에선 98.6%로 기존 세포진단 대비 크게 앞섰다. 특히 염색 공정 없이도 고차원 세포 영상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차별성이 부각된다.

 

임상적으로는 병리 조직을 채취해 수일간 판독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AI가 세포 단계에서 암세포를 실시간으로 식별해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담관암은 진단이 늦어 생존율이 29%에 그치고 있어, 이번 기술은 의료 현장에서 진단과 치료의 지체를 줄일 수 있는 실효적 대안으로 부상한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도 3D 세포 영상 기반 AI 진단 연구는 초기 단계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유사 공정이 일부 시도되고 있으나, 이처럼 지질 방울 대사체 기반의 고정밀 실시간 분류 모델은 보고된 사례가 드물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세계 첫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희귀암 조기 진단 AI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상용화 과정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인허가와 데이터 기반 임상 검증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또한 환자 세포의 실제 임상 적용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및 AI 판독 책임 소재, 진단 보조 도구로서의 한계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경주 교수는 “담관암 내 지질 방울은 암의 침습성·내성 등 예후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이번 기술 확장은 단순 영상 분석을 넘어, 암 대사체 기반의 정밀 진단과 예후 예측 플랫폼 개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진단 기술이 환자별 맞춤 치료와 조기진단 시대를 앞당길지 주목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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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담관암#3do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