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가 없다” 박찬욱 스타일 만개한 포스터…이병헌·손예진, 절박한 경계→관객 마음 흔드나
일러스트 속 만수와 미리는 흐드러진 꽃잎 사이로 구름처럼 얽힌 시련을 짐작하게 했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새로운 포스터와 예고편을 내놓으며, 박찬욱 감독만의 독특한 색채와 유려한 미장센으로 다시 한 번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이병헌이 맡은 만수와 손예진이 연기하는 미리, 두 사람이 이끌 부부의 불안한 미래는 미장센을 따라 춤추듯 그려지며, 절박함 섞인 감정이 깊은 울림으로 번졌다.
포스터에는 아이들과 반려견, 배롱나무에 숨은 시조(차승원), 선출(박희순), 범모(이성민), 아라(염혜란)까지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촘촘하게 자리했다. 집을 지키겠다며 단단히 다짐한 만수의 표정은, 해고와 재취업을 둘러싼 인생의 거센 파도와 마주한 가장의 무게를 담아냈다. 반면 과거 춤을 추며 행복을 나누던 부부의 순간은, 지금과는 대조되는 밝음으로 기억 속에 남았다.

티저 영상의 시작을 알린 “미국에선 해고를 도끼질 한다고 하죠. 한국에선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너 모가지야”라는 대사는 블랙 유머와 현실적 무게를 동시에 전한다. 재취업 전쟁 한가운데 놓인 만수, 위기조차 유쾌하게 이겨내려는 미리, 그리고 제지 회사 반장 선출, 감성 충만한 예술가 아라, 잔뼈 굵은 시조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이번 영화가 품은 에너지를 예고했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 아래 믿고 보는 배우진이 총집결하면서, 영화팬들의 기대감도 극대화됐다. 실제로 네티즌들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훅 끌린다”, “포스터와 미장센이 박찬욱적 아름다움 그 자체”, “이병헌과 손예진이 이런 조합이라니, 관객 감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직전 화제작 '헤어질 결심'으로 독보적 평가를 받은 박찬욱 감독은 다시 한 번 깊은 여운과 섬세한 장면으로 스크린을 채울 전망이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에 이어 '어쩔 수가 없다'가 관객의 마음에 뜨거운 파문을 남길지 호기심이 더해지는 가운데,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오는 9월 극장에서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