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기금 2배 증액 연루 의혹”…김건희특검, 기재부·외교부 등 동시 압수수색

캄보디아 경제협력 기금 지원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 연관 의혹이 다시 한국 정치 공방의 한가운데로 떠올랐다.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기획재정부, 외교부, 한국수출입은행, 희림종합건축사무소 등 핵심 기관과 기업을 동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가 2배 가까이 급증한 정황과 관련, 여야와 주요 단체들을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 강동구 희림 사무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 및 예산실, 외교부 국제개발협력본부 등 EDCF 운용과 관련된 부서를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 인력은 현장에 투입돼 캄보디아 기금 및 관련 ODA 사업의 PC 파일 등 디지털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에 있다. 특검팀은 수사 효율성을 위해 정부 부처 자료 일부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압수수색의 핵심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 통일교 핵심 인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 명품 목걸이와 샤넬가방을 전달하며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등 ODA 지원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있다. 실제 2022년 6월 13일,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한도를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원 예산 규모가 2배 넘게 확대됐으며, 같은 해 11월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 순방에 나섰다.

EDCF 자금 운영은 기획재정부 소관 아래 수출입은행이 위탁받아 집행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한도 증액의 절차와 내부 결정 과정을 집중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추가로 오른 희림종합건축사무소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후원 이력과 대통령 관저 이전 용역 이행 사실로 주목받아 왔다. 그간 기업들의 코바나컨텐츠 협찬이 ‘뇌물성’이라는 의혹 역시 특검 수사에 포함됐다. 다만 이날 희림 사무실에 투입된 수사팀은 캄보디아 ODA 사업 자료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림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관련해 우리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확인됐다”며 “통일교의 캄보디아 개발 추진 과정에서 회사가 어떤 수혜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기업 측 입장에도 불구, 사업 판정과정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자료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 증액 시점과 김 여사 및 주요 인사들의 청탁·접촉 의혹을 놓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각 정당은 “진실 규명이 시급하다”며 특검 수사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사업 집행의 투명성과 정책 결정 적정성에 대한 국민적 의문도 증폭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앞으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로 수사범위를 넓힐 전망이다. 정가의 시선은 ODA 기금 결정의 진상 규명과 여야 정치적 파장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