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반성 필요”…우원식, 안규백 장관과 군 개혁 방향 논의
군 통수권의 역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우원식 국회의장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4일 국회에서 만나 군의 명예 회복과 개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았다. 광복 80주년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군의 정통성과 역사 논란도 재조명됐다.
우원식 의장은 이날 안규백 장관의 신임 인사차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과거 국군이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됐던 역사를 확실히 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군대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특검 수사를 통해 12·3 비상계엄 준비·실행 실체가 신속히 드러나길 바란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군이 스스로 뼈를 깎는 반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위헌적 비상계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군 장병들의 노력도 잊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오는 15일 80주년 광복절과 관련해서도 “국군의 뿌리는 임시정부,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한 것임이 명확해야 한다”며 “2023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이 있었으나, 지난 5월 육군사관학교가 존치를 결정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안규백 장관은 “뿌리가 바로 서야 도가 저절로 선다”며, ‘본립도생’ 사자성어로 군 개혁의 각오를 밝혔다. 안 장관은 “12·3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군이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아픈 살을 도려내고 새살을 돋우는 과정”이라고 자성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신뢰받는 군대를 재건하는 데 국회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안보 환경이 엄중한 만큼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 움직여야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군 내부에선 병사 월급 인상에 따른 간부 인력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안 장관은 “군 중견 간부 이탈이 심각하다”며, “정기국회에서 군 복지·근무 여건 개선에 국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우원식 의장에게 요청했다.
이날 국회는 군 개혁에 대한 방향과 내용을 두고 절실함이 오간 가운데, 정치권과 국방 당국 모두 군의 명예 회복 및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정부와 국회는 향후 정기국회에서 관련 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