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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0.81% 상승·엔비디아 시총 1위”…뉴욕증시, 외교 기대감 속 AI 랠리→위험자산 선호 부활
경제

“나스닥 0.81% 상승·엔비디아 시총 1위”…뉴욕증시, 외교 기대감 속 AI 랠리→위험자산 선호 부활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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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여름밤, 뉴욕증시가 오랜 고요를 깨고 다시금 활기를 찾아올랐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0.81% 치솟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의 시선은 미·중 정상 간 대화라는 희망적 외교 무드에 쏠렸고, 그 사이 AI와 반도체 업종이 선명한 흐름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S&P500 지수는 이날 34.44포인트, 0.58% 상승해 5,970.38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9,398.96으로 마감했고, 다우지수 역시 42,519.64로 214.16포인트 오르며 온기 어린 장세를 드러냈다. 위험선호의 풍향계인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는 3.65% 내린 17.69에 머물렀다. 특히 러셀2000지수가 1.58% 급등해 중소형주까지 위험자산에 날개를 단 흐름이 감지됐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날 시장의 중심에는 외교적 기대감이 놓여 있었다. 백악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머지않아 직접 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이 “정상 간 대화가 곧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월가에는 무역 갈등 완화의 훈풍이 번졌다.

 

이런 기류는 곧장 기술주로 번졌다. 엔비디아는 2.80% 급등, 시가총액 3조 4,457억 달러를 넘어서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등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72% 오르며 AI와 반도체 주도의 랠리를 뒷받침했고, 브로드컴은 3.3%, TSMC와 AMD도 2%가량 오르는 등 업계 전반이 기대 심리에 부풀었다.

 

서학개미의 애정이 깊은 테슬라도 0.46%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25% 소폭 상승했다. 애플 역시 0.8% 씩 웃었지만, 구글의 알파벳은 1.69% 하락해 ‘매그니피센트7’의 명암이 엇갈렸다. 메타플랫폼과 아마존도 각각 0.56%, 0.44% 내려앉으며, 차익실현 움직임과 대조를 이뤘다.

 

한편,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6월 2일 현재 127조 2,763억원으로 직전 대비 5,337억원 늘었다. 테슬라 보관량은 31조 9,816억원으로 오히려 3,023억원 감소했지만, 엔비디아는 16조 8,220억원까지 늘며 2,412억원 급증했다. ETF 중에서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가 8.25% 치솟아 1,611억원 늘었고,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도 1,085억원의 자금이 더해졌다. 반면,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상승에도 876억원 축소돼 단기 차익 거래 성향이 엿보였다.

 

시장의 이목이 엔비디아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정치적 변수에 민감히 반응하는 AI 반도체 업종의 본능이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화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자극한다”며 “엔비디아가 이 흐름의 절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다 전략가는 S&P500 연말 목표를 6,150에서 6,550으로 6.5%나 올려잡았다.

 

노동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4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구인 건수는 739만 건으로 시장 전망(710만 건)을 넘어섰다. 일자리가 여유롭다는 신호지만, 임금 인상 압력은 연방준비제도의 긴장감을 자극한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와 연준 이사 리사 쿡 모두, 향후 관세 정책이 물가 및 고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74.3%라는 시장의 신중함에 힘을 더하고 있다. 변동성 지수 하락 역시 이런 점진적 불확실성 해소의 흔적을 반영한다.

 

진정한 여름의 들어섬과 함께, 뉴욕증시는 미·중 외교 접촉 기대를 투자 심리의 불씨로 삼았다. AI와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술산업의 질주는 대중의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변화의 조짐을 비췄다. 그러나 연준의 정책 방향과 글로벌 긴장, 그리고 노동시장 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시계 너머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남은 6월 그리고 연말의 경제 흐름을 긴 호흡으로 관망해야 할 시점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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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나스닥#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