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가 거센 바람이 돼”…GM, 5조 투입 미국 생산 전환→일자리·차 공급망 격변 예고
초여름 미시간의 푸른 하늘 아래,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간직한 광활한 GM 공장 단지에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약속이 다시금 피어오른다.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내 생산의 물결을 더욱 힘차게 일으킬 준비에 들어가며, 산업 전반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
GM은 2년간 40억 달러, 한화로 5조5천억 원가량을 미국 내 생산 설비에 쏟아붓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미시간, 캔자스, 테네시 등 산업의 맥을 잇는 도시들에는 GM의 새 투자가 예정돼 있다. 그곳에선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함께 전기차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 200만 대 넘는 차량이 미국 땅에서 완성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토록 거대한 변화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중심 통상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철강소의 회색 연기와 함께 미국 산업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반향 속에, 미국 정부는 2025년 4월부터 완성차 수입에 25% 관세를, 5월부터는 자동차 부품 수입에도 같은 조치를 잇달아 적용했다. 관세의 파고는 국경을 넘어, 멕시코 공장에서만 생산되던 ‘쉐보레 블레이저’와 ‘쉐보레 이쿼녹스’까지 이제 미국의 두 곳 공장으로 물줄기를 돌렸다. GM은 해외 편중을 매만져 자국 내 일자리와 산업생태계를 두텁게 하겠다는 뜻을 비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교통의 미래는 미국의 혁신과 제조 역량으로 완성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더 많은 미국산 자동차와 더 넓은 기회의 문을 단단히 열겠다는 약속”임을 강조했다. 그녀의 목소리엔 미국 노동자의 손끝과 기술이 곧 내일을 여는 힘임이 담겨 있다.
이 흐름 속에 멕시코 등 자동차 해외 생산 중심 축도 서서히 이동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부품 업체, 외주 공급망은 새 기회를 맞아 희망과 긴장감을 함께 안는다.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관세 정책과 GM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두고 글로벌 기업과 금융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실적, 미국 주식시장의 향배,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남길 여진에 눈길을 보낸다.
이렇듯 한 기업의 선택이 업무 현장의 풍경을 바꾸고, 국제 공급망과 경제 구조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경제적 셈법과 정치적 운명이 엮이며, 미국 자동차산업은 지금 매우 특별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